가구별 주택수 따라 취득세율 달라지는데…
미혼 자녀 따로 살아도 한 가구→분리 가구
잦은 법 개정에…8월 12일 전·후 기준 달라
서울 강남과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과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주택 취득세 관련 법령을 잇따라 개정하면서 경과조치를 마련하지 않아 반발이 잇따를 전망이다. 만 30세 미만 미혼 자녀에 대한 별도 가구 기준이 8개월 만에 뒤집어져서다. 세무 전문가들은 올해 1~8월 집을 산 이들 가운데 안 내도 될 세금을 낸 이들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12일 개정·시행된 ‘지방세법 시행령’엔 같은 한 가구의 판단 기준을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주민등록 기준으로 한다는 조문이 신설됐다. 30세 미만 미혼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더라도 주민등록이 분리돼 있고 중위소득의 40% 이상을 벌고 있다면 별도 가구로 본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앞서 올해 1월 개정·시행됐던 법령은 정반대다. 종전 시행령은 가구 분리를 했더라도 30세 미만 미혼 자녀라면 부모와 같은 가구로 보도록 규정했다. 자녀가 집을 사더라도 부모의 주택수와 합산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주택 취득세의 중과 판단이 가구별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지난 1월부터 8월 11일까지 시행되던 지방세법은 1가구 4주택자에게 4%의 중과세율을 적용했다. 3주택자인 부모의 30세 미만 미혼 자녀가 첫 집을 마련하더라도 부모의 주택과 합산해 4주택 세율로 취득세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경우라도 8월 12일 이후 집을 샀다면 가격에 따라 1~3%의 취득세만 낸다. 다시 개정·시행된 법령에 따라 주민등록만 분리되면 별도 가구로 보기 때문에 1주택 세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결국 올해 1월~8월 초까지 주택을 마련한 이들은 안 내도 될 세금을 더 냈던 셈이다.

일관성 없는 법 개정에 애꿎은 피해자들이 나오게 됐지만 2개월이 지나도록 경과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앞서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양도소득세 중과 피해자들을 소급해 구제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양도세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주택수에 따라 52~62%의 중과세율을 적용한다. 종전엔 잔금일을 기준으로 했다. 예컨대 다주택자가 집을 팔기로 하고 계약까지 마친 상황에서 해당 지역이 갑자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고, 이후 잔금을 받는다면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2018년 ‘8·27 대책’에서 경기 구리와 안양 동안구, 광교신도시 등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항의가 잇따르자 정부는 신속히 법령을 개정했다. 같은 해 10월 소득세법 시행령을 고쳐 조정대상지역의 중과세 판단일을 계약일로 바꾼 것이다. 다주택자가 이미 집을 팔기로 하고 매매계약을 마친 상황이라면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잔금을 받더라도 일반세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그러면서 같은 해 8월 28일 이후 계약분까지 소급해 적용되도록 부칙을 뒀다. 8·27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발생한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다.

세무 전문가들은 취득세의 경우도 양도세와 형평성에 맞게끔 구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세청 출신의 한 세무사는 “몇 달 새 법이 정반대로 바뀌었는데도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의문”이라며 “양도세는 피해자가 많아서 고치고, 취득세는 당사자들이 피해 사실조차 모르기 때문에 고치지 않는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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