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에서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최혁 기자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에서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최혁 기자
“집값이 계속 오를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에 재산 대부분을 ‘몰빵’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사진)는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에서 “부동산 수익률이 주식이나 채권 등 다른 자산에 비해 높지 않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으로 경제 성장률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부동산시장이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 가격 오름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게 심 교수의 판단이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11일 기준)은 1.8%에 불과하다. 지난해(13%) 과열기 때와 견줘 크게 낮아졌다. 심 교수는 “최근 10년간 서울 집값이 4~5% 수준의 상승 흐름을 보여온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주택 투자 수익률도 높지 않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부동산 시장 성장률은 33%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식(274.0%)은 물론 금(325.8%)이나 채권(52.0%) 등 다른 안전 자산에 비해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심 교수는 “역사적으로 집이 절대적으로 우월한 자산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집을 사려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전략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투자 목적으로 주택 구매를 고려할 경우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올해에 이어 내년 경기 전망도 어두운 상황으로 지금 거시경제 흐름이 좋지 않아 단기적으로 부동산시장의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며 “물론 금리가 내리고 있어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지만 대출이 묶여 있어 여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집값이 적어도 물가 상승률만큼은 오르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거주할 목적이라면 주택을 사도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에 500여명이 몰렸다. 최혁 기자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에 500여명이 몰렸다. 최혁 기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비판적 의견을 내놨다. 심 교수는 ”물량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로또 청약' 열풍만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유세 인상이나 전월세 상한제 등 추가 대책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경기 하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데 정부가 더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는다면 부동산 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