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2회 한경 집코노미 부동산콘서트'에 5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26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2회 한경 집코노미 부동산콘서트'에 5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집코노미 콘서트를 들으려고 대전에서 올라왔어요." "부동산 공부를 하는 중인데 집코노미 콘서트가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오늘 회사에는 반차를 내고 왔습니다."

26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2회 한경 집코노미 부동산콘서트'에 5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올해 들어 줄곧 하락하던 집값이 서울 집값으로 반등하는 기미를 보이자 내 집 마련과 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이 오전부터 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콘서트가 시작하기 두 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강연장 좌석 앞줄이 다 찼다.

◆"저평가된 아파트 어디있나요" 질문 쇄도

이날 강연엔 이른바 '빅데이터 트로이카'가 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과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조영광 대우건설 연구원이다. 정확한 통계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부동산시장을 수치화하는 '전문가들의 전문가'다. 복잡한 세법을 명쾌하게 해설하는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도 나섰다.

반응은 뜨거웠다. 사람들은 강연자들의 말을 하나라도 놓칠새라 집중했다. 반포동에서 온 김철수 씨(74·가명)는 강의 내용을 노트에 빼곡이 정리했다. 그는 "실제 부동산 투자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며 "세법이 너무 복잡해 정확히 알기가 어려웠는데 이해가 쉽도록 설명해 줘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강의를 듣고 강연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질문도 한 주부 윤숙희 씨(62·여)는 맨 앞줄에 앉기 위해 아침 일찍 대전에서 출발했다. 그는 "최근 대전에서 서울로 이사를 결정했다"며 "서울에서 집을 알아보니 너무 비싸 고민하던 중 집코노미 콘서트에서 아직 저평가된 아파트를 찍어준다고 해서 강의를 들으러 왔다"고 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회사에 오후 반차를 내고 일찍 퇴근해 콘서트를 방문한 경우도 있었다. 회사원 이은비(35·여) 씨는 전세계약 만기가 돌아오기에 앞서 부동산 공부를 하고 있다. 부동산 기사를 보다가 집코노미 콘서트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신청서를 냈다. 그는 "2년 전 전세로 들어간 집의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을 보고 전세 기간이 끝나면 매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작년 콘서트 내용을 기사로 읽어보니 유익한 내용이 많아 올해 2회가 열리길 기다렸다"고 말했다.

◆미묘하게 엇갈린 집값 전망
(왼쪽부터)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과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왼쪽부터)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과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첫 강연자로 연단에 오른 이 연구위원은 무주택자들이 올해 서울 분양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예년에 비해 분양 물량이 많은 와중에 비교적 선호도 높은 단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난다"며 "저가점자들은 상반기 중에 전략적으로 청약해야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량리에서 분양한 단지의 청약 경쟁률과 당첨자 가점이 저조했던 건 이 같은 대기 수요 영향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올해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건 하락장을 기다린 증여거래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감정원 통계에선 강남 지역의 가격 반등이 확인되고 있다"며 "가구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는 와중에 10분위의 소득이 가장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이들이 선호할 만한 집값은 더욱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가량 오를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다만 서울 안에서도 입주가 몰리는 일부 지역들은 약세를 점쳤다.

채상욱 연구위원의 전망은 정반대다. 그는 올해 서울 집값이 8%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의 상승 공식이 완전히 깨진 까닭이다. 채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집값이 꺾인 건 보증금승계매매 등 투자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라며 "9·13 대책에서 신규 임대사업자 혜택이 줄어든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전용면적 85㎡를 초과하거나 공시가격 6억원을 넘는 주택은 임대등록을 하더라도 실익이 없기 때문에 수요 감소로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다만 전반적인 하락장 가운데서도 저가 소형 아파트의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봤다. 채 연구위원은 "전용 85㎡ 이하이면서 공시가격 6억원 이하인 단지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강하다"면서 "특히 서울 출퇴근 비중이 높은 수도권 도시에서 이 기준에 맞는 아파트의 경우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토크쇼·세법 해설도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예측하는 조영광 연구원은 토크쇼 형식으로 주택시장을 진단했다. 그는 "연초 '헬리오시티' 영향을 받았던 송파구의 경우 매매가격 충격이 3% 정도였다"며 "앞으로 3년 동안의 서울 입주물량을 보면 국지적 입주가 몰리는 지역이더라도 하락폭이 3%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의미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입주가 많은 지역의 시세가 3% 안팎 하락한다면 내 집 마련을 고민해 볼 만한 시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훈 팀장은 실무를 중심으로 세법은 명쾌하게 해설해 높은 호응을 샀다. 원 팀장은 "일시적 2주택을 활용해 비과세 효과를 극대화할 떄는 자신의 주택수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며 "최악의 경우 1주택 비과세가 아닌 3주택 중과세로 계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가 1주택자의 경우 올해가 적정 매도 시점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내년 이후 매도할 때부턴 장기보유특별공제에 2년 거주 요건이 생긴다"며 "비거주 고가주택의 절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올해 안에 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형진/안혜원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