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문을 열었던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퍼스트’ 모델하우스. (자료 우미건설)
지난 4일 문을 열었던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퍼스트’ 모델하우스. (자료 우미건설)
인천 검단신도시가 예상대로 부진한 청약결과를 받아들었다. 청약제도 개편과 인근에 발표된 3기 신도시인 계양테크노밸리 등의 발표로 전반적인 흥행부진이 예상됐다. 특히 수요자들의 쏠림이 심해지면서 나란히 청약을 받았던 2개 단지의 희비가 엇갈렸다.

11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검단신도시 Ab15-1블록에 공급되는 우미건설의 '우미린 더 퍼스트'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1055가구 모집에 2504명이 몰려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평균 경쟁률로 2.37대1을 기록했다. 반면 한신공영이 AB 6블록에 짓는 '한신더휴'에는 889가구 모집에 843명이 접수하는데 그쳤다. 0.95대1로 미달을 나타냈다.

우미린 더 퍼스트에서 전용 84㎡A형으로 경쟁률이 3.98대 1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고, 전용 74㎡A형(3.54 대 1)과 84㎡B형(2.32 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한신더휴는 4개 주택타입 중 전용면적 74㎡A형만 1.61 대 1로의 경쟁률로 1순위를 마감했을 뿐이다. 나머지는 미달로 11일(오늘) 2순위 청약을 받게 된다.

2기 신도시로 작년말부터 뒤늦게 분양을 시작했던 검단신도시는 인천에 속해있어 비규제지역이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신설역(2024년 개통 예정)이 연장될 예정인데다 신도시 효과가 발휘됐다. 작년 호반건설과 금호건설은 1순위 마감을 기록했고 유승건설은 1개 타입만 제외하고 모두 순위내 마감을 나타냈다. 시작은 좋았지만 동시에 연말부터 걱정거리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전매제한이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데다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가 검단신도시와 맞닿아 있는 계양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계양구 귤현동·동양동·박촌동·병방동·상야동 일대를 계양신도시'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접근성은 계양신도시가 가깝지만, 규모는 검단신도시가 두 배 이상 크다.

검단신도시는 서구 당하동·마전동·불로동·원당동 일대 1118만㎡ 규모이고 계양신도시는 약 335만㎡다. 계양신도시는 1만7000여가구를 공급된다. 물론 대규모 신도시를 선호하고 좀 더 빨리 내집 마련이 필요하다면 검단신도시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비슷한 지역에서 수만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진다면, 실수요자들은 망설임 끝에 선택을 미룰 것이다.
풍부한 녹지공간과 수변공원을 내세웠던 '검단신도시 한신더휴' 모델하우스.
풍부한 녹지공간과 수변공원을 내세웠던 '검단신도시 한신더휴' 모델하우스.
이러한 우려 속에서 공개된 성적표에는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이미 분양 업계에서는 청약제도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변경됨에 따라 '선호도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봤던 터였다. 선호도를 좌우하는 핵심은 '가격' 보다는 '입지'다. 비싸더라도 선호도가 높은 곳은 수요자들이 꾸준히 찾으리라는 기대감에서다. 이른바 지역 내 강남으로만 쏠림이 심해지면서 아파트 가격 차이도 더욱 벌어진다는 전망이다.

실제 이번 청약에서 대단지 역세권 입지를 내세운 우미건설의 '우미린더 퍼스트'는 한신공영의 '한신더휴' 보다 분양가가 3.3㎡당 19만원 정도 높았다. 같은 면적이라도 차이가 난다. 우미린더 퍼스트는 전용 74㎡A형의 평균 분양가가 3억7200만원이지만, 한신 더휴의 전용 74㎡B형은 3억4800만원으로 2400만원이 벌어진다.

두 단지는 중복청약이 가능했다. 모두 당첨됐다면 계약일이 빠른 우미건설에게 기회가 있다. 우미건설의 당첨자 발표는 오는 17일일며,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정당계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신공영은 오는 18일 당첨자를 알리고 29일부터 3일간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