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관건은 '교통망'…자족기능 떨어지는 1·2기 부정적"
3기 신도시 개발로 노후된 1,2기 신도시의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3기 신도시의 성공은 수도권 광역 교통망 확충에 달려 있다"면서 "1~2기 신도시 중 자급자족 기능이 떨어지면서 노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지역은 슬럼화가 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3기 신도시는 2기 신도시에 없었던 수도권 광역 교통망 확충을 통해 기존 공급된 2기를 활성화하고 3기에는 서울에 집중된 수요 분산하는 게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일산·분당 등 1기 신도시가 서울 거주자 유입에 성공한 요인은 지하철 등 광역교통망 덕분이었다는 게 박 연구원의 생각이다.

그는 "2기 신도시는 대규모로 주택이 공급됐지만, 교통망 부족으로 서울 거주자의 이주를 유인하지는 못했다"며 "정부는 광역 교통망 구축을 앞당겨서 조기에 착공하는 것이 3기 신도시의 성공의 전제 조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2기 신도시는 대규모 주택공급보다는 △충분한 녹지율 확보 △자족기능 강화 △신도시별 특화계획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것. 서울 생활권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거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족복합도시를 계획했다. 그러나 서울로의 접근성이 떨어지며 자족 기능이 있는 판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2기 신도시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는 게 박 연구원의 얘기다.

그는 " 1~2기 신도시 중 자급자족이 어려운데 노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지역은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1기 신도시에 재건축·재개발의 투자수익률은 3기 신도시 개발로 인해 낮아질 것이다"라고 추정했다.
"3기 신도시 관건은 '교통망'…자족기능 떨어지는 1·2기 부정적"
1기신도시에 공급된 아파트는 26만6000가구로 추정된다. 이 중 74.1%인 19만7000가구가 25년 이상이 지난 노후화된 아파트라는 지적이다.특히 평촌은 88.9%, 산본은 80.4%, 중동은 73.5%에 달한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분당을 제외하고는 1기 신도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한편 그는 "3기 신도시 개발을 통해 주택업체에 대한 수혜를 논하기는 어렵다"며 "수도권 광역교통망 확충에 따른 토목엔지니어링 업체에 대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광역 교통망 핵심 구간에 대한 부동산 투자(GTX A_ 강남구 삼성동, 고양 일산, GTX B_ 송도, 남양주 왕숙, GTX C_ 과천, 청량리)도 유망할 것으로 봤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