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료, 강북은 뛰고 강남은 '뒷걸음'
올해 3분기 서울 북촌 합정역 등 강북 상권의 임대료는 올랐으나 강남역 신사역 등 강남 상권 임대료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3분기 서울 상권의 임대료는 3.3㎡(평)당 11만1210원이다. 지난 분기 10만9230원에 비해 1.8% 올랐다. 부동산114가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등록된 상가매물을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강북 상권이 임대료 인상을 주도했다. 신촌·마포 일대 상권은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줄었지만 내국인, 일본, 유럽 등 기타 관광객 등이 늘며 상권이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합정역 인근 상권 임대료는 12만4740원으로 전 분기(11만220원)에 비해 13.1% 올랐다. 신촌 일대 상가 임대료는 전 분기(11만3850원)보다 5.7% 증가한 12만450원을 기록했다. 20대 소비층의 접근이 쉬운 인형뽑기 오락실 등 엔터테인먼트 업종 위주로 점포가 늘었다. 연남·망원동에선 지금도 단독주택 1층을 점포로 리모델링한 매물이 나오고 있다. 망원동의 3분기 임대료는 11만7150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연남동은 지난 분기 대비 1.2% 오른 12만1770원으로 나타났다.

익선동 일대는 젊은 층 등 유동인구가 늘며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 매매 임대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간혹 거래를 원하는 매물은 3.3㎡당 매매가가 4000만~5000만원, 임대료는 3.3㎡당 20만원을 호가한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강북권에선 익선동, 망원·연남동 등을 제외한 상권은 한산한 상황”이라며 “강남 일대도 중국인 관광객 수요 급감으로 임대료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촌 일대 상권은 한 분기 만에 14.1% 올랐다. 3분기 임대료는 14만5530원을 기록하며 압구정 상권의 임대료를 넘어섰다. 종각역 상권도 세 분기째 임대료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3분기엔 3.3㎡당 18만4800원으로 지난 분기(16만5000원)보다 12.0% 늘었다.

그러나 인사동·삼청동 등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상권은 최근 관광객 급감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민영 선임연구원은 “북촌 일대는 신촌·마포보다 공실률이 높은 편이지만 건물주들이 임대료 내리지 않은 채 내놓은 상가 매물이 많이 등록되면서 임대료 상승폭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강남역·신사역·압구정 등 강남의 유명 상권들의 임대료도 지난 분기보다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역 상권의 3분기 임대료는 12만8040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7.5% 급락했다. 신사역은 13만680원으로 같은 기간 4.8% 떨어졌다. 압구정 일대 임대료는 지난 분기 대비 2.0% 떨어진 13만7610원으로 집계됐다. 현지 중개업소 직원은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줄면서 분위기가 위축되자 건물주들이 임대료마저 내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