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나 연립주택(타운하우스) 등을 지을 수 있는 공공택지의 인기가 시들하다.

수도권 요지의 분양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택지의 경우 경쟁률이 예년보다 절반 이상 감소하는가 하면 지방은 미분양 사업부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민간택지보다 사업구조가 안정적인 공공택지에 건설회사들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건설업계는 최근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증가한데다 그동안 공공택지 매입을 주도해왔던 중견건설사들이 자금난과 후분양 등을 이유로 택지 매수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16일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김포 한강신도시(양촌지구)의 85㎡초과 공동주택지와 평택 소사벌지구의 60-85㎡ 분양용지는 청약 경쟁률이 각각 7대 1, 19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공급된 아파트 용지가 김포 한강신도시는 16대 1, 평택 소사벌은 최고 42대 1이었던 것에 비하면 경쟁률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이다.

올해 남양주 별내지구에 분양한 연립주택 부지는 타운하우스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단 한 업체만 신청했다.

위치는 다르지만 지난해 분양된 김포 장기지구나 파주 교하지구 등의 연립부지가 30-50대 1의 높은 경쟁률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수도권 임대아파트 부지도 외면받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와 평택 소사벌의 60-85㎡ 이하 임대주택 부지는 청약자가 한 명도 없어 미분양이 됐다.

지방은 분양 사업부지도 미분양 신세다.

올들어 대한주택공사가 부산 정관지구에 분양한 아파트 용지 4개 필지와 연립주택용지 5개 필지는 신청회사가 한 곳도 없어 재분양을 해야 한다.

이처럼 공공택지의 인기가 예년만 못한 것은 미분양이 크게 늘면서 택지 매입에 적극적이었던 중소건설사들이 소극적으로 돌아선 때문이다.

중견건설업체인 H사 관계자는 "요즘같은 때는 널려 있는 미분양 처리도 힘에 겹다"며 "진행중인 사업지 단도리 하는 게 급선무이고 신규 사업은 가급적 자제하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어서 택지 매입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올해부터 공정률 40% 이상 진행후 아파트를 후분양하는 업체에게 공공택지 공급 우선권을 주기로 한 것도 중소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정률 40%가 되려면 착공부터 1년-1년반 정도는 건설사가 분양수입없이 자체 자금을 들여 공사를 해야 한다.

W건설 관계자는 "총 사업비가 5천억원이라면 토지비를 빼고도 공사비로 1천억원 정도를 선투입해야 하는 셈"이라며 "중견 건설사들은 자금 확보가 부담스러워 토지매입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공택지를 대형 건설사들이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올해 분양한 김포 한강신도시 분양 아파트 부지는 롯데건설이, 평택소사벌의 부지는 효성이 각각 차지했다.

임대 부지도 10년 임대후 분양전환이 가능해 자금 회수기간이 길어졌다는 이유로 매입을 꺼린다.

과거 민영 임대아파트는 임대 의무기간이 5년이지만 입주민 동의율이 높을 경우 절반인 2년 6개월이면 분양전환이 가능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장 침체로 택지지구라 해도 분양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경쟁률이 감소한 원인"이라며 "미분양이 많이 해소되고, 주택경기가 살아나야 공공택지가 예전의 인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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