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 수도권 집값 안정대책 이후 집값이 전반적으로 안정세에 접어드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특히 작년에 심각하게 나타났던 거래두절 현상도 많이 완화되고 있어 집값은 잡으면서 시장은 살리겠다는 정부의 정책 의도가 상당히 먹혀들고 있는 셈이다. 이는 올 들어 시행된 양도세 중과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보유세 강화 등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인해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이같은 분위기가 적어도 오는 11월 예정된 판교신도시 분양 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가격 안정속 거래는 숨통 트여= 13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들썩였던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이 2.17 대책을 계기로 잡히면서 서울 집값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17 대책이후 3주간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평균 0.54% 상승하는데 그쳤다. 올 들어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5.58%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오르지 않은것이나 마찬가지다. 재건축아파트값 상승으로 2월 중순 0.3-0.4%의 상승률로 덩달아 크게 뛰던 일반아파트값도 대책 이후 3주간 0.17%, 0.13%, 0.13%의 상승률을 보이며 안정을 되찾았다. 분당 등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인 가격급등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시장 전체로 파급될 만큼의 영향력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판교신도시 영향으로 분당 집값이 여전히 강세이긴 하지만 호가 위주인데다 대책 이전보다 상승폭도 적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반가운 것은 가격 안정세속에 거래에도 숨통이 트였다는 점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1월 전국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6만7천700여건으로 작년 1월(4만6천700여건)에 비해 45% 증가했다. 이는 아파트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된데다 전반적인 경기 활성화 분위기로인해 실수요자들이 움직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가격은안정되고 거래는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 급등은 없어..판교신도시가 변수 = 전문가들은 가격 안정속 거래 활성화 양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투기세력의 시장 지배력이 많이 약화돼 가격 상승을 이끌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양도세 중과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동산실거래가신고 등이 입법화되면서 투기 수요가 시장에 미치는 힘이 많이 약해져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면서 "아파트 가격이 대세 안정으로 접어들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도 "자산가들이 양도세 중과세 때문에 아파트를 3채 이상 보유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한다"면서 "투자처로서 아파트의 매력은 크게 줄어 주로 상가와 빌딩, 토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판교신도시를 집값 불안요인으로 꼽고 있다. 고종완 대표는 "11월 예정된 판교신도시 분양에 시중 부동자금이 대거 몰려들면강남 등 다른 지역 집값도 불안해질 수 있다"면서 "내년에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것도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안 팀장도 "판교신도시 분양이 가을 이사철 수요와 맞물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