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속칭 '미아리텍사스' 정비 방안이 여성계의 반발로 대폭 수정됐다. 서울시는 당초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 19개 블록에 걸쳐 있는 속칭 '미아리텍사스'가운데 3개 블록은 합법적인 유흥.위락시설로, 나머지 16개 블록은 상업.업무시설로 특화하는 방식을 통해 '사창가'를 정비한다는 '미아지구 지구단위 계획'을 세웠으나 '매춘 합법화 조치 아니냐'는 여성계의 반발에 밀려 유흥.위락시설 개발 계획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18일 "성북구 주민 공람공고와 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3개 블록에 유흥.위락시설 입주를 권장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대신 그 자리에 업무.상업시설 입주를 권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성북구 관계자는 "윤락업소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기 위한 당초 취지가 매춘 합법화로 잘못 알려지면서 여성단체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게다가 유흥.위락시설 개발안이 발표된 이후 매춘업자들이 몰려들면서 평당 2백만∼3백만원이던 이 지역 땅값이 현재 1천만원을 호가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에 따라 윤락가 사이로 폭 15m의 도로를 뚫어 윤락가의 연결고리를 끊는 한편 이 지역 전반에 상업.업무 시설 입주를 권장해 재개발과 함께 무허가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윤락업소의 업종 변환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시와 구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번 조치로 유흥·위락시설 입주가 법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윤락업소 정비 방안이 다소 모호해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아리텍사스' 일대는 지난 95년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됐으나 그간 윤락가라는 주변 인식으로 개발이 지연돼 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