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이후 오피스텔 공급이 재개되자 견본주택 문을 열기도 전에 모두 다 팔려나가는 곳이 속출할 정도로 오피스텔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등 아파트시장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본격화되자 시중 여윳돈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 열풍이 불고있어 후유증도 우려된다. ◇불티나게 팔린다=강남구 역삼동 822-7번지 목화예식장 자리에서 공급하는 투자형 소형 오피스텔 '목화 밀라트'는 오는 22일 견본주택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분양물량 1백94실은 선착순 공급이 시작된 18일 하룻만에 모두 팔려 버렸다. 투자자들이 견본주택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물량을 모두 거둬갔다. 대우건설이 18일부터 강남구 논현동에서 공급한 논현동 아이빌 1백60실도 청약시작 이틀만에 모두 소진됐다. 논현동아이빌의 견본주택은 오는 25일 오픈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서초구 서초 4동 제일생명사거리 인근에서 공급하는 디오빌강남(3백40실)의 경우 저층부 1백40실에 대해 사전청약을 받은 18일 하룻만에 모두 팔렸다. 예전 같으면 인기가 없었을 저층부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물량이 동나 버렸다. 견본주택은 오는 26일 오픈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최원철 차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견본주택 오픈일 이후까지 분양이 이어졌지만 설 연휴 이후부터 하루,이틀만에 분양이 모두 끝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투자자 중에는 한꺼번에 3∼5실씩을 무더기로 구매하는 큰 손들도 나타나고 있다. 미처 분양받지 못한 일부 투자자들은 1억∼3억원씩 청약예치금을 맡기고 계약해지 물량을 잡아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저금리가 주원인이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텔로 돈이 몰리는 주된 이유로 저금리를 들고 있다.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성 부동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오피스텔로 몰려든다는 것이다. 소형오피스텔은 투자비용이 1억원 내외로 적다는 점도 오피스텔의 매력이다. 4월 이후에는 용적률 강화(8백%→5백%)로 오피스텔 공급가격이 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리 오피스텔을 사두려는 이들도 있다. 아파트에 대한 세무조사가 강화되자 시중 여윳돈이 오피스텔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묻지마 투자를 우려하고 있다. 견본주택을 보지 않고 계약한다는 것은 집이 어떤 모양으로 지어지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고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피스텔이 다 지어진 뒤의 수익률을 계산도 해보지 않고 투자하는 이들도 많다. 오피스텔 입지,입주시점의 수급상황 등을 따져본 뒤 청약하는 이들은 드물다는 게 분양 담당자들의 지적이다. 건설업체들의 공급방식도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사전분양 선착순분양 공개청약 등 공급방식이 제각각 이어서 정보에 어두운 이들은 청약기회 조차 얻지못하고 있다. 때로는 이런 공급방식이 과열 분위기를 조장하기도 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