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 열린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수박을 먹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 열린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수박을 먹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로부터 받은 공격적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에게 팬덤 정치를 그만 끝내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제게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내오는 분"이라면서 이날 아침에 받은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이 정도의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는 분을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 여길 수 있겠냐"며 "이 대표는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이 없냐"고 했다.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개딸 A씨는 "더불어 열린개혁민주당(수박 파괴당, 미꾸라지 사냥 메기당, 윤석열 탄핵당)을 창당하시라"며 "비례(대표) 의원을 열린 공천으로 선발하고 호남·영남 모든 지역구와 수박 의원 X끼 공천 지역구, 국힘당(국민의힘) 쓰레기 의원 지역구에 열린 공천으로 출마시키면 최소 20석에서 50석은 가능하다"고 비꼬았다.

'수박'은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의미로 비명계 인사를 비판할 때 주로 쓰이는 용어다. 지난 16일 이 대표가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과일 수박을 먹는 모습이 공개되자 개딸들 사이에서는 "대표님이 수박을 처단하라는 신호를 보내셨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A씨는 이어 "김어준, 양정철 등 몰빵론자들도 한 번 더 민주 시민을 속이면 매장당할 것"이라면서 "민주당 수박 의원 X끼들과는 100% 국민경선으로 단일화를 조건부로 출마시켜라. 이것이 나라와 민주당을 돕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선 후보도 내세워야 한다. 100% 국민경선으로 이재명 대표와 단일화하는 조건으로"라며 "민주당만으로는 안 된다. 억울하게 누명 쓰고 민주당 쓰레기들에게 쫓겨난 손혜원, 송영길, 김남국, 윤미향, 윤관석, 이성만 의원 등과 열린민주당과 옛 열린민주당 비례 의원 후보들, 용혜인 의원, 조국·조민 (부녀), 개혁 유튜버들도 합류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0석 줘도 수박들이 다수이면 그런 민주당은 국힘당(국민의힘)만도 못 하다"면서 "민주시민들 화병 나 죽일, 수박들은 이번에 완전 박멸시켜야 한다. 수박들이 당선될 바엔 차라리 국힘당에게 의원직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수박 한 명이 끼치는 피해는 10~100석을 망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개딸들은 최근 '코인 사태'에 휩싸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비판하는 일부 민주당 정치인들을 '수박'으로 규정해 비난하고 있다. 특히 코인 사태 이후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하는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지난 12일 이동학·박성민 전 최고위원과 권지웅 전 비대위원, 정은혜 전 의원 등 8명의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을 향해 "무너진 도덕성의 상징"이라며 맹비판했다. 하지만 이때도 개딸들은 '수박들이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고 돌을 던져댔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 15일 "민주당 청년들이 민주당 쇄신을 요구했으나 이들에 대한 '수박 공격' 등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차라리 절 공격하라"고 만류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