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투표할 수 있는 당원이 8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보수 계열 정당 최대치로 2021년 6월 전대(32만8893명) 때와 비교하면 2.5배로 급증했다. 특히 중도 성향이 강한 수도권과 2040세대 당원이 대거 늘어나 당대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2040 당원 비중 늘어

84만이 뽑는 與대표…결과 예측 어려워졌다
국민의힘은 9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1월 말 기준 총 83만9569명으로 집계된 전대 선거인단을 보고·의결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3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구·경북(TK) 21.0%, 부산·울산·경남(PK) 18.6%, 충남·충북·대전·세종 14.6% 순이다. 수도권 비중은 2021년 6월 전대(32.3%)와 비교해 5.5%포인트 늘어난 반면 영남권(TK·PK)은 51.3%에서 39.6%로 대폭 줄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42.0%에 육박했다. 이어 50대(25.6%), 40대(14.6%), 30대(10.0%), 10~20대(7.8%) 순이다. 10~30대 당원 비중은 17.8%로 2년 전(11.6%)과 비교해 6.2%포인트 늘었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당원이 80만 명에 달하는 만큼 당협위원장도 지역 당원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명확히 알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누가 유리해지나

각 후보는 이 같은 당원 구성의 변화가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서로 주장하고 있다. 우선 안철수·천하람 후보 캠프는 중도 성향이 강한 수도권과 2040세대 당원 비중이 높아진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2030세대와 수도권에서 인지도 및 지지도가 상대 후보에 비해 더 높기 때문에 바뀐 당원 구성이 우리에게 더 유리하다고 본다”며 “선거인단 규모가 커질수록 ‘조직표’의 영향력이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천 후보 측 관계자는 “늘어난 20~30대 당원 상당수가 이준석 전 대표 취임 후 입당한 만큼 이들 표 중 상당수는 우리 쪽으로 올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당원 가입을 한 2030 당원이 많아 보다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현 후보 측은 60대 이상 당원 비율이 여전히 가장 높다는 점을 내세웠다. 김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수도권에 비해 영남권 당원의 투표율이 더 높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실제 투표에 나서는 당원들은 전통 보수 성향이 더 강해 김 후보 득표율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와 가까운 친윤계 핵심 인사는 “비윤계 표심은 많아야 8%대에 불과하다”며 “20~30대 당원을 합쳐도 15% 내외인데다 이들이 전부 안 의원과 천 후보를 지지한다는 보장도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0일 본경선에 진출할 당대표 후보자 4명을 발표한다.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김 후보와 안 후보의 예비경선(컷오프) 통과가 유력한 가운데 3~4위에는 천 후보와 전통 보수 세력의 지지를 받는 황교안 후보가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13명인 최고위원 후보 역시 컷오프를 통해 8명으로 좁혀진다.

양길성/맹진규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