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당분간 고통스러운 금리 인상 결정이 이어질 전망인 만큼 국회의원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날 국회를 방문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위 소속 한 의원은 “(이 총재가) 인사차 방문한 것”이라며 “때가 때인 만큼 통화스와프나 금리 인상 등 한은 현안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상임위 등을 통해 따로 개인적인 인사를 주고받지 못한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만났다. 한은 총재가 국회를 방문해 개별 의원과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지난 26일 이 총재가 기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각종 현안에 대해 설명한 다음날 다시 국회를 찾았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정부 및 정치권에서는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 총재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다음달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유력하다.

26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는 “소상공인의 고통을 감안해 한은이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김영선 국민의힘 의원)는 등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음달 7일로 예정된 한은 국정감사 등에서도 비판적 의견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이 총재가 미리 의원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노경목/양길성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