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일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마친 뒤 이재명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일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마친 뒤 이재명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압승을 차지한 이재명 후보가 경쟁자인 박용진 후보가 건넨 손에 '노룩악수'(상대방을 쳐다보지 않고 하는 악수)로 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구호에 심취해 거만해진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마친 박 후보가 악수를 청하자 '노룩악수'로 응했다.

이 후보는 오른손으로 박 후보의 손을 잡았지만, 왼손은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었다. 시선 역시 휴대전화를 향해 있었다. 옆에 있던 강훈식 후보는 표정 없이 손뼉을 치면서 어색하게 맞잡은 두 후보의 손을 바라봤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 내내 '선거 패배 책임론'을 띄우는 박 후보에 대한 이 후보의 불편한 심기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날도 박 후보는 "이 후보가 '대선 패배 책임은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로 지고 이로 인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은 당대표 선거 출마로 지겠다는 말은 어이없는 궤변이고 비겁한 변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진=유튜브 '델리민주tv' 캡처
사진=유튜브 '델리민주tv' 캡처
국민의힘에서는 "거만하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공유하면서 "동료 의원이 악수를 청하는데 일어나기는커녕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재명 의원"이라며 "노룩악수에 제가 다 민망해진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무조건 잘했다고 두둔하는 반지성주의 팬덤에 경도된 것이냐. 아니면 어대명이라는 구호에 심취해 거만해진 것이냐"며 "승자의 여유를 보여달라. 그래야 '민주당만의 대표'라는 오명을 벗고 국민의 대표로 인정받는 이재명 의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에서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6~7일 누적 권리당원 투표 결과 득표율 74.15%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에서 득표율 74.81%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제주에서 70.48%, 인천에서 75.40%를 얻었다.

1위 이 후보와 2위 박 후보의 누계 득표율 차이는 무려 53.27%포인트에 달한다. 이 후보는 결과 발표 이후 "생각보다 많은 분이 지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아직 개표 초반이고 권리당원 외 대의원 투표, 국민 여론조사 등이 있어 낙관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