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을 빚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감사를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하기로 했다.

이용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 분과 간사는 27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실에서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이지만, 선거 준비를 턱없이 부실하게 한 것에 대해 감사 여부를 (인수위가) 감사원에 물었다”며 “감사원은 이번 지방선거가 지난 이후 감사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20대 대선 사전투표 기간에 선관위는 투표 관리를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유권자를 별도로 관리하는 과정에서 직접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지 못하게 하거나 이들의 투표용지가 종이상자나 플라스틱 바구니에 부적절하게 보관되는 등의 모습이 포착되면서다.

이번 감사가 진행되면 선관위는 3년 만에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게 된다. 이 간사는 “선관위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네 차례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며 “마지막 감사는 2019년 특정감사인데, 이제 정기감사를 받을 때가 됐다고 (감사원으로부터)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인수위의 간담회 요청은 거부했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이기 때문에 업무보고 대상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인수위는 업무보고 대신 간담회 형식으로 선관위 측에 만남을 요청했다.

이 간사는 “선관위가 인수위 요청에 대해 회의를 거친 후 선례가 없고, 선거를 앞두고 오해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간담회 요청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거부했다”며 “선관위가 응하지 않은 결정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아쉬우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미현/김남영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