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기본합의서 채택 30주년 기념 학술회의 축사
이인영 "북 종전선언 빨리 호응하길…기본합의서의 초심으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3일 남북이 정전상태를 평화상태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된 남북기본합의서의 '초심'을 강조하며 북한을 향해 종전선언에 빠르게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이날 한반도평화포럼과 동아시아문화센터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30주년 기념 학술회의' 축사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교착된 현시점에서 남북기본합의서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건 남북 모두에 다시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남북기본합의서 5조에는 '남과 북은 현 정전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 장관은 "이런 정신의 연장선에서 북한도 한반도 평화의 입구를 다시 만들고, 비핵화의 발걸음을 촉진하기 위한 최근 우리 정부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빠르게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등 보건의료와 기후환경, 재해재난, 민생협력 등 남북 간 협력과제들을 언급하며 "우리는 어떤 주제로든 북측과 언제 어디서나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특히 "남북통신연락선이 복구돼 정상 가동되는 상황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남북 간 영상회담 시스템을 구축하면 코로나19도 장애가 될 수 없는 남북대화의 굳건한 채널 하나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택 30주년을 맞은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해선 "남북 상호체제의 인정과 존중을 통해 남북 화해의 기반을 놨고, 남북 간 무력 불사용과 불가침은 물론 다방면에 걸친 교류 협력에도 합의해 평화공존과 번영의 기초적인 틀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시 저는 민족·민주 운동체의 활동가였음에도 불구하고 군부 집권 시절의 날카로운 대치 속에서도 남북기본합의서가 지닌 그 역사적 가치만큼은 부정하지 않았던, 아니 인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1년 12월 13일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관계의 성격을 규정하고, 남북 간 화해·불가침·교류 협력의 기본개념을 만들어 남북 평화공존의 기본 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홍보단 발대식 영상축사에서 "지난 2018년 평창의 성과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남북이 공동으로 동계청소년올림픽을 개최하는 새로운 역사까지 이룬다면 세계인은 평화의 감동 속에서 강원도를 주목할 것"이라며 "강원도에서 8천만 겨레가 함께 만드는 제2의 평창의 기적을 꿈꾼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