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코로나 돈풀기' 무한 경쟁

與, 인원제한도 손실보상 포함
학원 '방역패스' 완화 나서기로
李 "후보 간 협의 당장 시작하자"

野, 자영업 피해액 절반 先보상
소액채무 90%까지 원금 감면
김종인 "與와 협상 대상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소상공인 지원에) 100조원 투입도 턱없이 모자르다”며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온전히 보상하는 내용의 ‘방역·민생 국가책임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 후보가 내놓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50조원 공약에 ‘플러스 알파(+α)’를 투입하겠다고 했다. 여야가 대선 결과를 가를 최대 승부처를 코로나19 대책으로 보고 대형 지원책을 경쟁하듯 쏟아내는 모습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자신의 ‘손실보상 100조원’ 제안과 관련, “민주당과 협상할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긋자 이 후보는 “국민을 기만하겠다는 게 아니라면 선대위 대 선대위, 후보 대 후보 협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재명 “국가가 피해 온전히 보상”
이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 대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입는 피해를 국가가 온전히 보상하겠다”며 “코로나19 방역·민생 국가책임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김 위원장이 10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손실보상 기금을 주장하는 등 야당이 적극적으로 코로나 공약을 내놓자 이 후보도 ‘온전한 보상’을 강조하면서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그는 “김 위원장이 100조원을 말했는데, 100조원을 (지원)한다 해도 이미 다른 나라가 지원한 규모에 턱없이 모자란다”고 했다.

이 후보는 “백신 부작용, 청소년 방역 패스 등 방역 과정에서 국민이 느끼는 불안한 부분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백신 부작용) 보상과 치료비 부담에 대해 인과관계를 따지고 있는데, 인과관계가 없다는 걸 국가가 증명하지 못하는 한 완전하게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백신패스 도입으로 국민들 사이에 불만이 높아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청소년 백신패스’와 관련해 “학교는 되는데 학원은 왜 안 되는가 물으실 수 있다. 형평성 있게 조정해 나가겠다”고 했다. 당정이 학원 규모 등을 반영해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 시기와 적용 대상을 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손실보상 대상이 되는 방역조치에 영업시간 제한뿐 아니라 인원 제한도 포함하는 내용의 소상공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내용을 손실보상 지원 시점인 지난 7월부터로 소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발의 명단에 이름을 올린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인원 제한 보상 내용을 7월로 소급하는 걸 주장하려고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50조원+α’
국민의힘도 ‘50조원+α’의 대규모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경쟁에 나섰다. 원희룡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에 약속드린 손실보상 50조원에 구애받지 않고 충분하고 확실하게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손실보상액 외에 사회 각 부문 재건을 위해 50조원 이상의 기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도 내놨다. 사회 재건 분야까지 포함할 경우 100조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 본부장은 “이전까지 손실에 더해 앞으로 발생할 손실까지 포함하는 과감한 보상 방안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손실 입증 자료 확인 전이라도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행정자료를 기반으로 피해액의 절반을 우선 지원하는 ‘선(先) 보상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채무 부담 경감을 위해 소액 채무인 경우 원금 감면 비율을 70%에서 90%까지 확대하겠다고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코로나19 회복 방안을 차기 정부의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연이어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백신 부작용 국가책임제, 8일에는 중증환자 병상 확보 방안 공약을 내놨다. 선대위 산하에 ‘코로나 대응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하고 10일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원 본부장은 재원 마련을 위한 방법으로 “헌법상 모든 수단과 절차를 강구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표심 노린 지원 경쟁
여야가 손실보상 방안을 두고 무한경쟁에 나선 배경엔 내년 대선 최대 이슈가 코로나19 지원책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제안한 ‘손실보상 100조원’과 관련해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대책을 수립하는 방안 중 하나”라며 “민주당과 협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생각하는 대처 방안과 우리가 생각하는 대처 방안이 같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냐, 아니면 어차피 지키지 않을 약속이니 선거 후에 ‘나 몰라라’ 하겠다는 것이냐”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지금 즉시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 선대위 대 선대위, 후보 대 후보 협의를 바로 시작하자”고 했다. 일각에선 여야 모두 방역 대비 당내 기구를 출범시켜 구색만 맞추고, 실제로는 피해 지원 규모를 둘러싼 신경전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은이/이동훈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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