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위해 운영권을 국민연금으로부터 회수하기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당에서도 “자칫 국민연금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은 10일 경기도의 일산대교 무료화를 두고 SNS에 “국민연금이 건강한 운영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도는 일산대교㈜ 지분 100%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운영권을 회수하는 공익처분을 결정하면서 보상금으로 2000억원 수준을 책정했다. 국민연금은 2009년 2500억원을 투자해 일산대교㈜ 지분을 사들였다. 국민연금의 투자금과 2038년까지 기대수익을 더한 금액은 7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최고위원은 “투자금 정도의 보상으로 미래 기대수익을 없애는 선례를 일산대교에서 만든다면 그간 민간투자가 원활하지 않아 국민연금이 투자한 다른 지역들에서도 이런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SNS에서 “이 지사의 정책은 일산대교 이용자를 지원하는 대신, 일산대교 지분 매입에 세금을 넣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만약 경기도가 국민연금으로부터 일산대교를 싸게 매입하면 경기도를 위해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캠프의 홍정민 대변인은 서울시가 2013년 맥쿼리로부터 지하철 9호선 지분을 사들인 전례를 거론하면서 “이 지사의 공익처분도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의 문제를 바로잡고, 지방정부로서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과거 여러 단체장의 정당한 시정조치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오형주/전범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