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15~18일 한·일 순방에서 북한과 중국 등의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벌였다며 “성공적 방문이었다”고 19일 자평했다. 그러나 한·미 공동성명에 ‘중국’ ‘북한 비핵화’가 거론되지 않는 등 미·일 공동성명과 차이를 보인 배경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순방에 동행했던 마크 내퍼 국무부 부차관보는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동·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강압적 행동,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 등을 언급하며 “(한·일) 모두에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 매우 치열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과 내놓은) 공동성명은 긴밀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은 한국과 일본의 모든 회의에서 한·미·일 간 더 큰 3자 협력이 우리를 더 강하게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 매우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이며, 세 나라의 긴밀한 관계는 한반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안보라는 공동 목표를 증진할 것”이라고 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미, 미·일 공동성명 내용이 상이한 이유에 대해선 “협상을 통해 나온 문서이고, 우선순위가 다른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공동성명은 그 자체로 내용을 말해주는 것”이라고만 했다. 한·미가 전날 국무·국방장관(2+2) 회의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서에는 중국, 북한 비핵화 등의 단어가 들어가지 않았다.

잘리나 포터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같은날 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한 두 동맹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포터 수석대변인은 “북한 측과 여러 차례 접촉해왔다”며 “우리는 북한 비핵화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방한 중인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블링컨 장관이 방한 중에 강조했듯 포괄적인 대북 정책 검토 과정에서 한국의 의견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수주 안에 대북 정책에 관한 검토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 본부장은 “양국 장관이 했던 것처럼 실무적인 차원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생산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를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