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인쇄 전 '2차 시도' 공감대…이미 효과는 반감
'골든 타임' 흘려보낸 野단일화…남은 시나리오는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최상의 시나리오'로 꼽혀온 후보등록일(19일) 전 단일화가 물 건너갔지만, 양측은 각자 후보등록 이후에도 추가 협상을 통해 단일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여론조사 경선룰 관련 이견으로 1차 협상이 결렬되고 감정 섞인 비방전이 오가는 와중에도, 어떤 식으로든 '비문 야권연대'를 이뤄내야 한다는 공감대에는 불씨가 남아있다.

후보들도 각자 방식으로 단일화 원칙을 재확인했다.

야권 단일화에 실패해 집권여당 후보와 '3자 구도'가 펼쳐질 경우 어느 한쪽도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 담겨있다.

남은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투표용지 인쇄일(3월 29일) 전 또는 사전투표 개시일(4월 2일) 전이다.

전자의 경우 투표용지에 '사퇴'를 표시할 수 있고, 후자는 투표소에서 공지하게 된다.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가면 단일화가 되더라도 사퇴한 후보의 이름은 투표용지에 남게 된다.

사표 발생 소지가 커지고, 야권연대에 대한 반발로 여권 표가 막판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사전투표 개시 직전까지 단일화가 지연되면 유권자들의 혼선은 더 가중된다.

투표용지에 '사퇴' 표시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정치적 시너지를 고려하면 단일후보 선출 시기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안 후보는 당장 오 후보를 향해 "당에 전권을 요구해 후보끼리 담판을 짓자"고 제안했다.

오 후보도 가급적 29일 이전에 협상타결을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제가 통 크게 양보하더라도 협상팀을 통해서 하겠다.

그게 조직의 원리"라며 온도 차를 보였다.

당내경선 통과 이후 지지도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추격자' 오 후보와 국민의힘은 조만간 안 후보와 지지율의 '골든 크로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19일을 넘기게 된 것만으로도 기대했던 효과가 반감된 것만큼은 분명하다.
'골든 타임' 흘려보낸 野단일화…남은 시나리오는
단일화 경쟁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지층 간 깊어지는 감정의 골도 부담 요인이다.

지지후보의 막판 퇴진에 허탈감을 느낀 지지층이 경쟁후보로 온전히 옮겨갈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이는 무엇보다 조직력이 중요한 보궐선거에서 본선 투표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례로 2010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무효표가 전체 투표수의 4%에 이른 데에는 심상정 후보가 투표일 직전 사퇴한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투표용지에 '사퇴' 표기가 되지 않았고, 심 후보의 표가 무효표 처리됐다고 보는 것이다.

당시 심 후보와 막판 단일화를 이뤄 야권연대 후보로 출마한 유시민 후보는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에 4%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골든 타임' 흘려보낸 野단일화…남은 시나리오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