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대조적인 유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TV·라디오 등 대중매체 노출에 주력하는 반면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전통적 지지층 결집 및 조직표를 노린 유세에 힘을 쏟고 있다.

박 전 장관은 9일 오전 교통방송(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표 공약 중 하나인 ‘21분 콤팩트 도시’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서울을 21개 생활권으로 나누고, 시민들이 상권, 병원 등 필요한 시설을 21분 내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1년 동안 여의도 같은 곳을 시범 지역구로 만들고, 재선이 되면 5년 동안 이를 서울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는 YTN 뉴스에 출연해 공약을 소개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달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SNS에 올라온 38건의 공식 일정 가운데 21건을 방송 및 언론 매체 인터뷰로 소화했다. 우 의원보다 출마 선언이 늦은 만큼 방송기자 경력을 활용, 대중매체 인터뷰를 통해 공약을 널리 알리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안국동 선거사무소에서 21분 콤팩트 도시 구상의 일환인 수직정원도시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 21개 지역에 각각 스마트팜, 공공병원 등이 포함된 랜드마크 건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우 의원은 이날 고(故) 김대중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우 의원은 참배 이후 SNS에 “영원한 스승님, ‘김대중 정신’을 끝까지 지키고, 내일을 꿈꾸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글을 썼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선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일에는 당시 생일을 맞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에게 문안 전화를 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오후엔 전국자치단체 공무직본부 서울지역지부와 정책협약식을 맺었다. 박 전 장관과는 달리 언론 출연 비중을 높이기보다 전통 지지층 공략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언론 노출 빈도는 박 전 장관에 비해 적은 반면 서울버스 노동조합, 서울시청 노동조합 등을 연이어 만나는 등 조직표 관리에 신경 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열린민주당은 이날 서울시장 후보로 김진애 의원을 확정했다. 김 의원은 후보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뜻을 밝혔다. 민주당 후보들도 열린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혀온 만큼 조만간 단일화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