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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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2일 당 의원총회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사람이 먼저다'를 내건 정부라면 시대착오적 인식부터 점검하고 퇴출해야 마땅하다"며 "국민의 이해와 유가족의 용서가 전제될 때만 정의당은 변 후보자를 장관 후보자로서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인 심 의원은 이날 의총 발언에서 변 후보자를 향해 "그토록 참담한 말로 유가족과 시민의 마음을 헤집어 놓고, 상투적인 석줄 사과로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나"며 "정부와 정치권에 생명과 인권에 관한 이런 저급한 인식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대재해기업처벌법이 지금까지도 미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SH공사 사장 재임 시절이던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에 대해 "서울시 산하 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거죠"라고 말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변 후보자는 이 사고와 관련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고 걔(피해자)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 했다. 이 사고는 비정규직 정비 직원이었던 김군(당시 나이 19세)이 홀로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다가 승강장에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한 사고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사용자 측의 지휘·감독 부실 책임을 인정했다.

심 의원은 "국토부 장관은 우리나라에서 산재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 교통 분야의 안전을 지휘해야할 자리, 그 어느 자리보다도 생명과 존엄과 안전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필요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가 주택정책에 있어 진일보한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 안에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되물었다 .

그러면서 "국민의 이해와 유가족의 용서가 전제 될 때만 정의당은 변 후보자를 장관 후보자로서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른바 '정의당 데스노트' 명단에 올릴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의당에는 합격자, 탈락자 명부가 따로 없다. 오직 국민의 마음 속에만 그 명부가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정의당 데스노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정의당이 인사청문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 낙마하는 일이 반복돼 생긴 용어다. 다만 정의당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여권을 편들며 조 전 장관을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아 당 안팎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