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트위터 캡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트위터 캡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치 종주국인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언론과 네티즌 사이에서 김치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이 연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리스 대사가 중국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가장 정통하고 맛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우게 돼 기대가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오는 15일 비영리재단인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요리연구가 이혜정씨와 함께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우는 영상이 생중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대사의 ‘김치 종주국’ 발언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일부 중국 언론과 유튜버들은 중국이 김치의 종주국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을 낳았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지난달 중국 절임음식인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의해 국제표준이 됐다고 주장하며 제목 일부를 ‘한국 매체 분노 : 김치종주국의 치욕’이라 달았다.

이어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은 김치에 관한 항목에서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전래됐다”고 기술한 것이 확인됐다. 바이두 백과사전은 이전에는 “김치는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서술했지만 논란이 되자 이를 삭제하고 ‘기원’ 대신 ‘전래’라는 단어로 대체했다. 중국에서 전해졌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고대 문헌자료 등의 근거는 없었다.

해리스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자주 올려왔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중국 신장위구르 지방의 무슬림 탄압에 대한 미 국무부의 글과 영상을 인용하며 “시의적절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장진호 전투 70주년을 맞이해 “12만명의 중공군의 공격으로 전사한 유엔군 및 한국군 병사들을 기린다”고 6·25전쟁 당시 중국의 책임을 강조한 바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