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홍 부총리, 경제회복 적임자"
'사표 소동' 직접 진화 나서

與 "당·정 입장차 조정해야할
金 정책실장 책임 크다"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한경DB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한경DB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표 소동’의 불똥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튀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홍 부총리를 공개적으로 재신임한 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 실장에게 사태 책임을 돌리는 발언이 나왔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홍익표 의원은 5일 라디오에 출연해 “기재부 입장과 정부 입장이 다를 수 있고 당의 입장이 다를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조정 역할을 해야 하는 김 실장 역할이 아쉽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는데 김 실장 모습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여당 내에서 김 실장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여당은 지금까지 ‘당·정·청 원팀’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홍 부총리가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사의를 밝히면서 민주당에서는 당·정·청 간 불협화음이 노출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정 간에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두고 현행 10억원을 유지하기로 결론 낸 뒤 홍 부총리가 지난 3일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공개적으로 사의를 밝힌 게 발단이었다. 홍 부총리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상을 확대하려고 했지만, 여당은 개인투자자의 반발을 고려해 반대했다. 결국 여당 뜻대로 정책이 결정되자 사표를 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즉각 사표를 반려했고 홍 부총리는 다음날 “인사권자 뜻에 따르겠다”며 하루 만에 사의를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홍두사미(홍남기+용두사미)’ ‘정치쇼’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를 재신임하면서 민주당의 화살이 김 실장으로 향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큰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며 “홍 부총리가 향후 경제 회복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해 사표를 반려하고 재신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표 반려 뒤에도 홍 부총리의 거취 문제가 입에 오르내리자 문 대통령이 직접 진화하고 나선 셈이다.

홍 의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고위공직자가 인사 문제에 대해 스스로 그런 식으로 밝힌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당정 간에 정책적 이견이 있는 과정을 매끄럽게 조정하는 것이 청와대 정책실의 임무다. 그런 측면에서 거꾸로 이번 일은 김 실장 책임이 더 크다”고 밝혔다.

한편 주택 재산세 인하 대상 주택이 6억원 이하로 결정된 데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은 9억원을 주장했는데 청와대가 6억원을 고수해 청와대 입장이 관철된 거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앞서 정부는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를 0.05%포인트씩 낮추면서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으로 대상을 한정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9억원 이하’를 주장했다.

고 의원은 “종합부동산세법으로 따지면 공시지가 9억원이 고가 주택”이라며 “민주당은 그걸 기준으로 1가구 1주택에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자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정부는 공시지가 9억원이면 시가 12억~13억원인데 중저가 주택이 아니라는 의견이었다”며 “결론적으로 대통령이 나서서 6억원으로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조미현/강영연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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