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공들이는 北…美 타격 가능한 다탄두 ICBM 공개할까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무기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김정은은 작년 12월31일 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를 마무리하며 "멀지 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가 신형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될 공산이 크다고 관측했다. 특히 지난 해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이뤄진 신형 로켓 엔진 시험이 이 신형 다탄두 ICBM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탄두 ICBM은 목표지점 상공에 도달하면 탄두부에서 3~10개의 탄두가 분리돼 여러 개의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탄두를 실어나르는 로켓 엔진의 성능이 향상되면 공격 거리와 탄두 탑재가능 중량이 늘어나게 된다. 북한이 2017년 11월 시험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사정 거리는 이미 미국 본토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ICBM은 이 화성-15형을 개량한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체 연료를 사용해 안정성을 높이고 추진 로켓 자체 중량은 낮췄을 수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지난 달 22일 평양 미림비행장 열병식 연습장의 위성 사진을 공개하고 북한의 신형 ICBM 발사 차량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위성사진) 이미지 해상도로는 차량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판단하기 불충분하지만 길이 20m, 폭 3m로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일 수 있다"면서 "화성 ICBM이 탑재되기에 충분한 크기"라고 했다.

북한의 신형 ICBM 공개에 대해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도 관심이다. 작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있고 미 대선을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삼고 있는 북한의 ICBM 개발·시험발사가 미·북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