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대화를 나누며 웃음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대화를 나누며 웃음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아들 휴가 의혹혐의에 검찰이 불기소한 것과 관련해 "근거 없고 무분별한 정치 공세였다. 이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거듭 송구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추 장관은 28일 대변인실을 통해 "이번 수사 종결로 더 이상 국력 손실을 막고 불필요한 정쟁에서 벗어나 검찰개혁과 민생 현안에 집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추 장관은 이어 "특히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수사권 개혁과 공수처 조속 출범을 통해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데 매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과 아들 서씨, 추 장관 전 보좌관 A씨와 당시 서씨 소속 부대 지역대장 B씨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결과 의혹이 제기된 병가 등 휴가 신청·사용 과정에서 위계나 외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서씨의) 부대 미복귀 역시 휴가 승인에 따른 것으로 군무이탈이 인정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씨의 최초 병가, 연장 병가 모두 의사가 발급한 진단서, 소견서 등에 근거해 이뤄졌고 실제 서씨가 수술 및 치료를 받은 사실이 의무기록 등에 의해 확인됐다"면서 "서씨가 질병을 가장해 사유가 없음에도 병가 승인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무기피목적위계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6월 24일부터 27일까지의 정기휴가 관련해서는 "부대로부터 병가 추가 연장은 안된다는 통보를 받은 서씨가 A씨에게 병가 추가 연장 가능여부를 문의했다"면서 "A씨가 지원장교에게 병가 추가 연장 여부를 문의했고 지원장교는 정기 휴가 사용을 안내했다"고 했다.

결국 서씨는 병가 추가 연장 요청이 거절된 후 정기 휴가 사용 승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좌관에게 전화하라고 시킨적 없다"던 추 장관의 발언이 거짓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추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이와 관련해서는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았다.

앞서 추 장관은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 공세에 "보좌관이 전화한 일이 있지 않고. 보좌관이 뭐하러 전화를 하겠습니까"(1일)라고 한 데 이어 "(전화하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고 한 것이다. 실제 보좌관이 전화했는지 여부, 어떤 동기로 했는지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기다리는 것 밖에 뭐라고 말씀드릴 형편이 못 된다"(14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 발표문에 추 장관이 A씨에게 지원장교 휴대전화 번호를 전달하며 연락을 하게 하고 A씨 또한 이와 관련해 통화한 후 보고한 정황이 드러나 법을 집행하는 최고위직인 법무부장관의 도덕성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서울대 게시판 스누라이프에는 추 장관 아들 휴가 혐의가 모두 '불기소'된 것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게시됐다.

서울대생들은 게시판에 "연락처는 직접 주었지만 청탁에 뚜렷하게 관여하진 않았다? 그럼 직접 전화해서 바꿔주는 정도는 해야 뚜렷한 건가", "이 논리면 살인도 내가 직접 칼로 찔러 죽인거 아니면 무죄라는거니까 518 전두환도 무죄네. 사람 직접 안죽였으니", "추미애를 전 정권에서 우병우로 바꿔서 생각해봐라. 메시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메신저가 중요하다", "검찰개혁 든든합니다", "추미애가 한 게 아니라 보좌진의 과잉충성이었나 보다", "왜 세금으로 월급받는 보좌관을 자신의 개인적인 일에 부려먹나. 국회의원 보좌관 업무에 국회의원 아들 휴가 대리신청 같은 가족 뒤치닥거리도 있다는 얘기는 못들어봤다. 그런 일 시킬거면 사비로 비서 고용해라", "휴가가 연장된 거면 당직사병이 전화해서 복귀하라고 했을때 왜 '그러겠다'고 한 건가. '나 휴가 연장됐다'고 해야 정상이지 않나. 그리고 30분 뒤 나타난 장교는 왜 '상부에 보고했냐'고 당직사병에게 물었나. 눈가리고 아웅이다", "이것이 바로 개혁된 검찰이구나 멋지다", "전화로 휴가 연장이라..군대 다녀온 일반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일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 "추미애 장관 생고생만 했다"면서 "이제 추미애 시간 가고 윤석열 시간 올 것이다"라고 호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