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시작하기 전 김용범 기재부 1차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시작하기 전 김용범 기재부 1차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국가채무비율이 올해 40%대에서 2040년에는 100%대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60년에는 150%를 넘겨 정부 관리목표(60%대)의 두 배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됐다. 이대로라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이 나온다.

국가채무비율, 50년 후 200% 육박

"2060년 국가채무비율 158%…정부 전망치의 2배로 치솟을 것"
국회예산정책처는 28일 발간한 ‘2020~2070년 장기 재정전망’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올해 44.5%에서 2030년 75.5%, 2040년에는 103.9%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050년 131.1%, 2060년 158.7%, 2070년 185.7%로 치솟아 50년 만에 거의 20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현재와 같은 재정운용 방식을 유지하면 장기적으로 재정여력이 빠르게 감소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재정여력은 국가가 감내할 수 있는 국가채무 최대치(추정치)와 실제 국가채무 간 격차를 뜻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재정여력은 올해 212.0%에서 2070년 23.3%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2일 발표한 ‘2020~2060년 장기 재정전망’에서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64~81%로 관측했다. 재정을 혁신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해 60%대로 관리하겠다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국회예산정책처와 기재부 간 재정 전망의 차이가 큰 주된 이유는 정부 지출 증가율을 다르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매년 신축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재량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보다 낮게 설정한 반면 국회예산정책처는 경상성장률 수준(연평균 2.2%)으로 설정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기재부 가정은 정부 재정지출을 통제하려는 정책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높은 총지출 증가율은 공적연금, 기초연금 등 각종 복지 관련 지출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공적연금 지출은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의 연금 수급자 수가 늘어나 2020년 55조4000억원에서 2070년 313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목표 정하고 지출 줄여야”

국회예산정책처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에 따른 세입확충 또는 지출 구조조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2070년 국가채무비율 80% 수준 유지를 목표로 한다고 가정할 경우 2021년부터 매년 GDP 대비 2.54%의 기초재정수지(총수입에서 이자지출을 제외한 총지출을 차감한 재정수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2020년 GDP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49조1000억원의 세입 확충 또는 지출 감축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재정관리 노력이 지연될수록 미래 세대는 더 큰 부담을 지게 된다”며 “세대 간 형평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가급적 재정관리 노력을 일찍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도원/하헌형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