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윤희숙 통합당 의원의 부동산 정책 비판을 반박했다가 지역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 사진=연합뉴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윤희숙 통합당 의원의 부동산 정책 비판을 반박했다가 지역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 사진=연합뉴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최근 ‘임대차 3법’을 비판해 화제가 된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국회 연설을 평가했다가 지역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영남 지역 출신 의원이 많은 보수 야권을 겨냥해 “이상한 억양”이라고 언급하면서다.

박범계 의원은 지난 1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글을 올려 윤희숙 의원이 자신도 임차인이라며 연설을 한 데 대해 “(윤희숙 의원이) 임차인을 강조했는데 소위 오리지날(임차인)은 아니다. 국회 연설 직전까지 2주택 소유자이고 현재도 1주택 소유하면서 임대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생 임차인의 호소처럼 이미지 가공하는 건 좀 (부적절하다)”이라고 꼬집었다.

박범계 의원은 “(윤희숙 의원이 언급한) 4년 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로 바뀔 걱정? 임대인들이 그리 쉽게 거액 전세금을 돌려주고 월세로 바꿀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임대차 3법으로) 어찌되었든 2년마다 쫓겨날 걱정, 전세금 월세 대폭 올릴 걱정은 덜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초점을 맞춘 발언이었지만, 윤희숙 의원 연설에 대한 호평을 거론하며 “눈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아닌 조리 있게 말하는 건 그쪽(통합당)에서 귀한 사례”라고 언급한 대목이 문제가 됐다.

특히 “이상한 억양”이란 표현이 지역 폄훼라는 논란이 일자 박범계 의원의 SNS 글에서 해당 내용은 삭제됐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말씀한 ‘이상한 억양’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기 바란다. 마치 특정 지역을 폄하하는 듯 들린다”며 “부적절하다. 금도를 넘었다”고 꼬집었다.

박범계 의원은 SNS 계정에 자신을 “판사를 하다 노무현 후보를 돕기 위해 법복을 벗다. 문재인 수석을 모시고 참여정부 권력기관 개혁에 복무하다”라고 소개했다. 지역감정 유발 우려뿐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또한 이른바 ‘이상한 억양’에 해당될 수 있어 부적절하단 지적이 쏟아졌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도 SNS에 글을 올려 “박(범계) 선배답지 않은 논평을 한다. 정치권에서 논리가 부족할 때 가장 쉽게 쓰는 공격기술이 ‘메신저를 때려서 메시지에 물 타기’”라고 비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