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유럽연합(EU) 새 집행부와 첫 정상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정상회의에서 “세계는 코로나를 겪으며 기후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크게 각성했고 빠르게 다가온 디지털 시대를 체감했다”며 “기후변화와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EU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연구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국제보건기구(WHO) 차원의 공조방안, 개발도상국에 대한 코로나 대응 지원 방안도 협의했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럽 의약품청(EMA)과 코로나 관련 임시 비밀유지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치료나 예방 의약품의 임상시험 정보 등 외부 비공개 정보에 대한 정보교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그린 뉴딜 관련 협력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유럽의 그린뉴딜 정책으로 글로벌 유럽 기후환경 문제를 주도하는 EU 신지도부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 정책의 중요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EU는 코로나에 따른 경제·사회적 충격에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사회의 경제 재건 노력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며 “국가 간 이동과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EU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맞아 교역 투자뿐 아니라 디지털경제와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분야 협력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남북한 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견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 지지를 부탁하고, 내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제2차 P4G(녹색성장과 글로벌 연대를 위한 2030) 정상회의에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회의엔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코로나 국면 이후 올해 최초로 개최된 정상회의다. 당초 EU와 올 상반기 서울에서 대면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됐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