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당 대표실 찾은 김태년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한 뒤 통합당 대표실을 나오고 있다.   /뉴스1
< 통합당 대표실 찾은 김태년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한 뒤 통합당 대표실을 나오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임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미래통합당과의 원(院)구성 협상이 난관에 부딪히자 예결위원장을 일단 선출해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한 뒤 통합당에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국회 운영 방식에 반발해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與, 본회의 개회 방침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만나 이번주 원 구성을 완료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6월 임시국회 중 3차 추경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이번 주에 예결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선출을 완료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늦어도 26일에는 본회의를 열고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자리 가운데 민주당 몫의 5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박 의장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우에도 추경과 관련해 신속한 처리를 해달라고 간청했다”며 “관련 절차를 밟아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박 의장은 김 원내대표에게 “여야가 좀 더 진지하게 협상하면 국민의 뜻에 합당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與, 임시 예결위원장 고심

민주당은 이번 주 중으로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임시 예결위원장을 선출하는 카드도 고심하고 있다. 기존에 통합당에 제시한 대로 민주당과 통합당이 상임위원장을 각각 11석과 7석으로 나눈다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야당과의 협상이 끝내 이뤄지지 않으면 예결위원장 선출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원포인트라도 (예결위원장을) 임명해 이 문제(추경안)를 통과시킬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만 예결위 외 다른 상임위원장까지 민주당이 모두 독식하는 데는 거부감이 크다.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왔다가 야당으로부터 ‘의회 독재를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11 대 7에 관한 내용은 준수한다”며 “협상이 안 됐을 때의 안(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강 수석대변인 역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가라고 하고 통합당에서는 의회 독재를 이야기한다”며 “그런 식의 프레임을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고 했다.
< 서울로 돌아오는 주호영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4일 강원 고성 화암사에서 서울로 향하는 차에 올라타 문을 닫고 있다. /뉴스1
< 서울로 돌아오는 주호영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4일 강원 고성 화암사에서 서울로 향하는 차에 올라타 문을 닫고 있다. /뉴스1
野 “국정 파탄 책임은 독주 여당에”

전국 사찰을 돌며 잠행하던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9일 만에 서울로 복귀한 뒤 ‘원내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국회로 돌아가겠다”며 “원내대표 복귀 여부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뜻을 물어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자신을 찾아와 “이제 상임위원장은 내려놓자”고 말했다면서 “거대 여당 폭주에 따른 국정 파탄의 책임은 전적으로 여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민주당과의 상임위원장 협상은 중단하되 상임위 정상 가동을 위한 상임위원 배정에는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는 대신 상임위 간사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수행하면서 원내 투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윤미향 사태’와 대북외교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도 추진하기로 했다.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도 꼼꼼하게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각 의원이 의무를 다한다는 취지에서 상임위를 포함한 입법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임위원 명단 제출 시점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하는 걸 보겠다”고 했다.

통합당의 ‘상임위 투쟁’ 전략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에 수적으로 열세여서 상임위에서 목소리를 높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데다 위원장 자리를 포기한 데 따른 당내 의원들의 반발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통합당 관계자는 “실속 있는 위원장 자리도 뺏기고 상임위에서도 힘 못 쓰는 결과만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현/고은이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