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꼭 투표합시다” > 4·15 총선을 3일 앞둔 12일 서울 불광동의 북한산 족두리봉 정상에서 멀티암벽&아띠 산악회 회원들이 21대 총선 투표를 독려하는 문구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스1
< “꼭 투표합시다” > 4·15 총선을 3일 앞둔 12일 서울 불광동의 북한산 족두리봉 정상에서 멀티암벽&아띠 산악회 회원들이 21대 총선 투표를 독려하는 문구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스1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26.69%를 기록한 것을 두고 여야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다. 높은 투표율을 유리하게 보는 더불어민주당 내부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전반적으로 높았지만, 시·군·구별로 따졌을 때 민주당 기존 지역구에서 사전투표율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여야 “투표 참여해달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2일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한 박수현 후보 지원 유세에서 “사전투표율이 27% 정도 됐기 때문에 우리 쪽이나 저쪽 다 많이 참여한 것 같다”며 “결국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유권자들이 투표해야 좋은 성과를 낸다. 15일 본투표 때 어느 쪽이 더 많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여당에 유리한 것으로 보고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기록적 총선 사전투표에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15일 본투표에도 많이 참여해달라”고 했다.

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기 위한 ‘분노 투표’가 사전투표율을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 서울 종로 대학로 유세에서 “애국시민들이 이번 총선을 문재인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는 총선으로 생각하고 많이 모여 힘을 보탠 것으로 안다”며 “그걸 보면서 반대 세력도 모이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윤선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상근대변인은 “180석 확보를 운운하는 민주당의 오만을 심판하겠다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호남 사전투표율 높지만…

지역별로 보면 전남(35.77%), 전북(34.75%), 광주(32.18%) 등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을 보였다. 시·군·구 단위로 분석해 보면 결과는 조금 다르게 나타난다. 서울의 경우 금천(25.08%)이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금천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곳이다. 강북(25.09%)의 사전투표율도 낮았다. 강북은 민주당(강북을)과 통합당(강북갑)이 나뉜 지역이다.

경기에서는 부천(19.71%), 오산(19.87%)이 사전투표율 하위 지역에 속했다. 두 지역 모두 민주당이 20대 총선에서 승리한 곳이다. 인천에서는 부평(23.93%)의 사전투표율이 가장 저조했다. 이곳은 민주당(부평을)과 통합당(부평갑)이 나눠 가진 곳이다. 부산은 강서구가 가장 낮았는데 북구·강서갑은 민주당이, 북구·강서을은 통합당이 차지하고 있다.

충북에서는 청주청원구(20.26%), 충남에서는 천안서북구(19.97%)가 가장 낮았다. 이들 지역의 선거구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높은 사전투표율에 힘입어 최종 투표율이 60%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투표율이 60% 이상이면 민주당과 통합당이 경합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간선거가 정권심판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60%를 밑돌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통합당에서는 투표율이 65%를 넘기면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 조작설’을 제기한 단체와 보수 유튜버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미현/하헌형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