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전국청년위원회를 ‘청년민주당’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 비례대표 당선을 전담하는 ‘비례민주당’의 창당 필요성이 제기되는 데 따른 것이다.

장경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은 25일 “청년민주당 창당을 고민하고 있다”며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청년위원회 내에서 비례당 창당 요구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청년 의병’들이 나간다는 것을 말릴 수 없지 않느냐”고 했다.

고한석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다른 식으로 비례당을 창당하면) 정의당 등 군소 진보 정당들의 극렬한 반발이 예상돼 차기 국회에서 ‘연합 정치’가 어려워진다”며 “청년민주당이 명분과 현실성이 있는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고 전 부원장은 청년민주당의 구체적인 설립 방안까지 제시했다. 청년위원회를 청년당으로 개칭한 뒤 각 시도당 청년위원회를 시도 청년당으로 개편하고, 당원 5000명을 모으는 내용이다. 고 전 부원장은 “선거 후 청년민주당은 기존 민주당으로 합당하되 조직은 그대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중앙당에서 예산을 할당해 자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주장으로 촉발된 비례민주당 창당론에 당내 의원들도 잇따라 공감하고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많은 당원들이 비례정당을 만들자는 얘기를 봇물처럼 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반칙 행위를 뻔히 보고도 당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인사들도 비례당 창당 추진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통과에 공조했던 군소 야당은 민주당의 이런 기류에 반발했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제 와서 위성 정당을 만든다는 것은 집권여당으로서 옳지 않다.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것이냐”며 “도대체 생각이 부족한 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김소현/조미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