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주말을 이용해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머물고 있는 격리 현장을 찾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잔뜩 움츠러든 민생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총선을 앞두고 격리 시설 장소 선정 과정에서 들끓었던 충청 민심을 달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격리시설 현황 보고받는 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을 피해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 699명이 격리돼 있는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시설 운영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격리시설 현황 보고받는 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을 피해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 699명이 격리돼 있는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시설 운영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9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아 “우한 교민을 이 지역으로 모신다고 했을 때 주민들이 불안을 느꼈던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이제는 임시생활시설로 지역 내 감염 위험이 있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은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우한 폐렴과 관련한 현장을 방문한 것은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성동구 보건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교민들이 수용된 건물은 방문하지 않았다. 다만 건물이 보이는 인근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현황을 보고받고 “돌아가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도착 직후 현장에 마련된 소독기를 통과한 문 대통령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멀찌감치 건물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우한 교민 수용시설로 인해 지역경제가 침체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홍보에 귀를 기울이고 안전조치에 따르면 충분히 이 사안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좀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경제활동과 소비활동은 위축됨이 없이 평소대로 그렇게 해주셔도 되겠다는 것이 지금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 주민과의 오찬에선 “이제 일상적인 (경제)활동은 해나가자”며 “그것이 국가경제나 지역경제가 어려워지는 걸 막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온양온천 전통시장 등 지역 민생 경제현장을 살펴본 문 대통령은 “빨리 (사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 지역경제에 어려움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임흥식 맹동면 이장단협의회장은 이날 현장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 결정으로 이곳 혁신도시 근처에 있는 식당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존폐에 처한 식당도 생겼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온양온천 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너무 장사가 안돼 울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앞서 이봉주 진천군 이장단연합회장은 주민들을 대표해 “정부 정책에 일관성과 형평성이 없어 진천 군민들이 우한 교민의 수용을 처음에는 반대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