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며 중국인 입국 금지를 비롯한 초강경 대책을 요구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삽시간에 50만 명의 동의를 얻은 사실을 정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중국인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한국에 와 있는 중국 관광객을 즉각 송환하라”고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도 “중국 우한시 등 후베이성에서 입국하거나 이곳을 경유한 중국인 등 외국인에 대해 입국 정지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검역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정부가 중국 정부를 지나치게 의식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청와대는 우한 폐렴 차단보다 반중 정서 차단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며 “국내 네 번째 확진자에 대한 정부의 관리 소홀은 온 국민을 겁에 질리게 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에 대해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감염내과 교수들도 ‘감염병 확산 시 국경 간 인적 교류를 막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한다”며 “(입국 금지에 대해선)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위험한 것은 불신과 공포일 수 있다”며 “정치권이나 언론이 지나치게 앞장서 불안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대변인도 “한국당이 국민의 불안감을 정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한국당 등을 향해 입국객에 대한 검역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검역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촉구했다. 개정안은 작년 1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뒤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정의당도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했다가 지지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자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28일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중국과 한국 간 여행객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당 지지자들이 강력 반발하자 정의당은 하루 뒤인 이날 “중국인 입국 제한까지는 필요가 없다”고 돌아섰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