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은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취지의 기사를 쓴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자를 겨냥한 논평에 대해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성명을 냈다.

해외 언론사 약 100곳에 소속된 기자 500여 명으로 구성된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회는 지난 16일 “민주당 논평으로 인해 기자 개인의 신변 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진 것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기사와 관련된 의문이나 불만은 언론사에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제기돼야 하고 결코 한 개인을 공개적으로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평이 기자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 있으므로 즉시 철회해야 한다는 요구도 포함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인용했다. 그러자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해당 기사를 쓴 기자의 실명을 적시하며 “미국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민주당 정권이 블룸버그통신 기자를 매국노라고 비난한 것은 언론 독재 선언”이라며 “블룸버그통신이 문 정권에 애국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히틀러 시대 때나 있을 법한 야만적인 국수주의”라고 비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