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미·북 실무협상 신규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주(駐)스페인 북한 대사에 대해 이력이나 신원 등 관련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김혁철과 관련해 동명이인을 혼동했느냐’는 질문에 “아시다시피 김혁철이라는 이름이 북한에서 많이 있는 이름”이라며 “동명이인 부분(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스페인 대사를 역임한 김혁철이 (비건 대표의) 새로운 파트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대변인은 ‘에티오피아 대사를 역임한 김혁철과 동일 인물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뜻이냐’는 물음엔 “그런 정보 하에 조금 더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6일 부대변인 브리핑에서 “김혁철의 경우 에티오피아 대사, 주아프리카연합 북한대표부 상임대표, 수단 대사, 스페인 대사 등을 역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지난 25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 따르면 김혁철 전 대사는 2000년대 초반 외무성에 들어왔지만 부친이 캄보디아 대사를 역임하면서 해외 근무를 하지 못하다 2014년 스페인 주재 대사로 처음 해외 대사관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수단 대사를 지낸 김혁철과 스페인 대사를 지낸 김혁철은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높다.

김혁철은 지난 18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면담에 동석했다. 또 지난 24일 조선중앙통신에서 공개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및 방미 결과를 보고하는 김영철 일행의 사진에도 등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대표가 새로운 카운터파트와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