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원회는 4일 신기술을 사용해 만든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사후규제를 골자로 하는 ‘행정규제기본법’을 통과시켰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규제혁신 5법(행정규제기본법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 지역특구법 금융혁신법)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법안이 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본회의 처리가 유력시된다.

정무위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원장)이 발의한 행정규제기본법을 의결했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5월 발의한 ‘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특례법’과 병합 심사를 거쳐 위원회 대안으로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민 의원이 발의한 행정규제기본법은 신기술과 신서비스 출시를 우선 허용하고 이를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를 원칙으로 한다.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 규제 장벽에 가로막혀 사업을 축소하거나 해외로 나가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규제혁신 법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규제 혁신 토론회를 주재하면서 “신제품과 신기술은 시장 출시를 우선 허용하고, 필요 시 사후에 규제하는 방식으로 규제 체계를 전면적으로 전환해보자”고 주문했다.

국민 생명과 안전 등에 관련한 규제 완화는 여야 간 의견이 갈려 이날 법안심사에서는 유보했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은 “안전을 위해 해당 조항을 넣으면 또 다른 규제가 될 수 있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면서도 “법안이 통과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 대안은 12월 정기국회에서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미 통과된 규제혁신 5법 중 4개 법안은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배정철/김우섭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