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전 마지막 정상외교 무대
G20서 한미정상회담 추진
미중·미러회담도 예고


문재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오는 27일부터 5박 8일간 일정으로 순방길에 오른다.

문 대통령은 주말인 24일 공식적인 외부일정을 잡지 않고 순방 준비에 힘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순방은 사실상 한반도 비핵화의 중대 분수령이 될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문 대통령의 마지막 정상외교라서 그 중요성이 한층 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 주께 북미 고위급회담을 거쳐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동안 주춤했던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 문 대통령의 촉진자·중재자 행보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지가 관심이다.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미 간 비핵화 논의가 주된 의제로 다뤄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한미 양측이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결론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빡빡한 G20 정상외교 일정 속에 별도의 회담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국은 물론 미국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회담이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적 비핵화 조치 노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동시에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이 비핵화 방법론을 둘러싼 북미 간 이견을 좁혀 비핵화 협상의 구체적 진전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북미정상회담 시기는 물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한국 답방 시기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G20 정상회의 기간 현지에서 미중정상회담과 미러정상회담도 열릴 예정이어서 한반도 주변국이 공감하는 비핵화 로드맵의 '큰 틀'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상 간 양자회담 일정 외에도 주요국 지도자들이 집결한 외교무대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끌어내는 것 역시 문 대통령에게는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난달 유럽순방에 이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 장치로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언급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일정 중에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포함돼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하면서 비핵화 견인을 위한 제재완화 문제를 다시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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