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나오면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나오면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총 21번의 박수를 받았다. 연설 시간은 35분 남짓했다. 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있는 가운데 쪽 의석에서 박수가 나왔지만, ‘남북 협력’이나 ‘평화’ 관련 언급이 나올 땐 민주평화당 등 일부 야당 의원들도 박수를 쳤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장 입·퇴장 때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표하긴 했지만, 연설 도중 한 번도 박수를 치진 않았다.

짙은 감색 양복에 푸른색 계통의 줄무늬 타이를 맨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2분께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의석 쪽 통로를 통해 연단으로 향하면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과 반갑게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포용 국가’와 한반도 비핵화 등 자신이 강조하는 얘기를 할 때마다 한국당 의석 쪽을 바라보면서 연설을 이어갔다. “우리 스스로 우리를 더 존중하자는 간곡한 요청 말씀을 드린다”고 말할 땐 가슴에 손을 얹었다. “우리는 함께 잘살 수 있다” “민생 법안에 대해 초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 등의 대목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박수가 쏟아져나오자, 일부 한국당 의원은 작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검은색 상복 차림에 ‘민주주의 유린, 방송 장악 저지’라는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던 작년 11월 문 대통령 시정연설 때와 비하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우리’(44회)였다. ‘국민’과 ‘경제’가 각각 28회, 27회로 뒤를 이었고, ‘함께’와 ‘성장’은 각 26회 등장했다. 작년 예산안 시정연설 때보다 ‘성장’(16회)과 ‘함께’(13회) 사용 빈도가 높아졌다. ‘혁신성장’은 8회, ‘소득주도성장’은 2회 나왔다. 문 대통령은 작년과 같이 이번에도 49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활용했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한국당 의석 쪽으로 퇴장하며 한국당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려다 문 대통령이 다가오자 걸음을 멈추고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본회의장 왼쪽으로 향해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평화당 의원들과도 악수했다. 현직 의원이 아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본회의장 외빈석에서 문 대통령 연설을 지켜봤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