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연주 시의원 "협상 내용 숨기고 노동계와 소통 없어"…이용섭 시장 "노동계 참여 수차례 요청"
'노동계 빠진 광주형 일자리' 놓고 광주시장-의회 '날선' 공방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노동계가 불참하는 것을 두고 시가 노동계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시의원 지적에 대해 이용섭 광주시장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감정 섞인 설전이 오갔다.

광주시의회 장연주(비례) 의원은 17일 시정 질문에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대기업과 광주시만 결정한다고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며 "노동계 참여로 노사민정 대타협이 완성돼야 성사된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시는 현대차와 비밀협상을 벌이고 협상 내용을 숨긴 채 시의회는 물론 노동계와 전혀 소통하지 않았다"며 "대주주들이 합의했으니 노동계는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강압적 태도는 반감만 살 뿐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주시가 10월 말까지라고 일방적으로 선포한 골든타임은 노동계가 책임질 시간이 아니다"며 "광주시는 협상 테이블에서 노동계를 배제한 점을 사과하고 노동계 참여를 보장해야 하며, 노동계를 압박하기에 앞서 노동계가 참여할 명분과 방안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또 "민선 6기에는 한국노총이 노동계를 대표해 시장과 함께 공동대표까지 맡아 노사민정 공동협력이 실현됐지만 민선 7기가 구성한 일자리위원회에는 노동계가 빠져있다"며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난항에 빠지고 민선 7기가 노동계 신뢰를 얻지 못한 원인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형 일자리 사업 성공을 위해 당선인 신분으로 가장 먼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광주본부를 방문해 협력해 나가자고 부탁했다.

투자 협상 과정에서 노동계와 긴밀한 협조 없이 협상이 이뤄진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향후 협상 과정에 노동계 참여를 약속하고 노동계가 협상에 참여해주기를 수차례 직간접으로 요청했다"고 '노동계 소외' 주장을 반박했다.

이 시장은 "광주가 일자리 정책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노동계는 노사민정협의회에 바로 복귀해 현대차 완성차 공장 설립사업 추진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의 공방은 고성에 가까운 입씨름으로 번지기도 했다.

오전 시정 질문에서 '노동계 소외론'을 주장한 장 의원은 오후 보충질의에서 또다시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장 의원은 "시는 대화 노력을 했다지만 노동계는 한차례도 '노사민정 4자 회담이 있으니 모여달라'는 공문을 받은 적도, 협상 결과를 받은 적도 없다.

시와 현대차 간 임금, 노동 시간에 대한 협상 결과도 어제 알게 됐고, 최근 시와 노동계, 지역 정치권 간 첫 3자 협상 테이블도 시가 아닌 의회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시장은 "사안을 균형감 있게 봐 달라"며 "한국노총 등 노동계에 '노사민정협의회에 들어오라', '투자협상단에 들어와 얘기하라'고 수차례 요구했는데도 '진정성이 없다', '비밀협상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아니다'며 노동계가 계속 거부했다"며 '노동계 소외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20여분간 이어진 설전에서 이 시장은 노동계가 결정적인 순간에 불참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며 감정이 복받친 듯 서운함을 드러냈고, 장 의원은 '협상력 부재', '정치력 부재' 등의 말을 쏟아내며 따졌다.

이들의 감정 섞인 설전은 이 시장이 결국 "낮은 자세로 노동계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

언제든 들어오라"고 밝히며 마무리됐다.

장 의원은 광주시의원 23명 중 유일한 야당(정의당) 의원이다.

둘은 전남 함평 동향 출신으로 10년 전인 18대 총선 광주 광산을 선거에서 통합민주당(이용섭), 민주노동당(장연주) 소속으로 맞붙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