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찾아…권양숙 여사 "공직 안 한다는 말 하지 말지 그랬냐" 농담 건네

노무현 재단 신임 이사장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 취임…"임명공직 안맡고 출마도 안해"
유 신임 이사장은 이날 마포 노무현 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장 이·취임식에서 "임명직 공직이 되거나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취임 일성으로 정치 재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유 이사장은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도 "2013년 정치를 그만두었을 때와 지금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정치를 하고 말고는 의지의 문제고 어떤 상황이 요구를 할 때에도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저는 다시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 선거에 출마할 의지가 현재로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날로 위원장 임기를 마감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재단을 유 작가에게 넘겨줄 수 있어 다행"이라며 "중요한 일을 보람차게 잘 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덕담했다.

이 대표는 또 10·4 선언 기념행사차 방북 당시 "내년에는 서울과 봉하에서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북측에 이야기했다"며 "앞으로 10·4 기념행사를 중심으로 교류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생각중"이라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과 이 대표는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나란히 참배했다.

유 이사장은 방명록에 "그리운 대통령님, 대통령님 멈춰서신 그곳에서 저희들이 함께 국민의 마음으로 들어가겠습니다"라고 썼고, 이 대표는 뒤이어 "10·4선언 11돌 기념하러 평양을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남겼다.

유 이사장은 시종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둘러봤으며, 가족들과 함께 새겼다는 바닥의 추모 박석을 찾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봉하마을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치 참여에 관해 "이미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는 표현으로 (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어 "여기에 오니 대통령님이 서거하시기 직전에 저한테도 '자네는 글 쓰고 젊은 사람들하고 같이 공부하고 그런 것을 하면 참 좋겠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새삼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과 이 대표는 참배 후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1시간 가량 이어진 만남에서 권 여사는 유 이사장에게 "선출직, 임명직 공직은 두번 다시 안 하신다고 하셨는데, 그런 말씀은 하시지 말지 그랬냐"고 농담을 건네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권 여사는 또 "봉하마을에 자주 내려오시라"면서 "작가로서 작업실이 필요하면 공간을 하나 내드리겠다"고 유 이사장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10·4선언 기념식을 위해 다녀온 이야기를 하며 "노 대통령께서 심은 소나무가 잘 자라고 있고, 소나무를 둘러보며 눈물 짓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고, 권 여사는 "이제 남북 교류가 확대되면 친한 사람들과 함께 평양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 취임…"임명공직 안맡고 출마도 안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