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뽑으면 '임금+연금' 60년간 돈 드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늘어나는 공무원에 대한 연금 지급액이 총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연금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정부 보조금이 올해 2조1960억원에서 2030년 8조2011억원으로 6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정부가 2022년까지 공무원 17만4000명을 추가로 채용한다는 계획이어서 국민 부담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의 의뢰를 받아 ‘공무원 증원에 따른 연금 지급액’을 추계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8~2019년 공무원 2만3614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이렇게 새로 증원되는 공무원의 1인당 연금을 5억40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이들이 지급받는 총 연금액은 12조751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번 뽑으면 '임금+연금' 60년간 돈 드는데…
특히 공무원의 70%는 30년 이상 재직해 이들이 퇴직한 뒤 약 30년간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추 의원은 “공무원을 한 번 뽑으면 60년간 임금과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공공 부문 일자리 증가가 민간 부문 일자리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공무원을 9급으로 채용한 뒤 30년간 계속 근무하고 보수가 연평균 3.73% 상승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정부가 공무원 연금 적자분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매년 2조원에 달하는 것도 공무원 증원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01년부터 연금의 적자분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공무원 연금법’에 따라 퇴직 공무원에게 매년 2조원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적자 보조금은 박근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이 중단되는 2020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예산정책처가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공무원연금 재정추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6~2019년까지 평균 2조원대 머물던 공무원연금 적자 보조금 규모는 2030년 8조2011억원으로 상승한 뒤 2055년에는 10조7661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예산으로 메우는 적자 보조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공무원을 증원하면 이들이 퇴직하는 연금 적자액은 늘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