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오른쪽 두 번째) 등 당직자들이 현판을 떼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11년간의 여의도 생활을 접고 영등포로 당사를 옮겼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오른쪽 두 번째) 등 당직자들이 현판을 떼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11년간의 여의도 생활을 접고 영등포로 당사를 옮겼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11일 중앙당사를 이전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불과 900여m 거리(도보 15분)에 있는 한양빌딩에 월세살이를 한 지 11년 만이다. 임차료를 아끼기 위해 새 둥지를 튼 곳은 공간이 좁아졌고 국회와의 거리도 두 배가량 멀어졌다.

김성태 당 대표권한대행 등 지도부는 이날 중앙당사 1층 외벽에 걸린 현판을 떼 영등포구 당산동 우성빌딩으로 옮겼다. 김 대행은 “영욕의 여의도 당사 시대를 마감하고 서민개혁을 중심으로 하는 영등포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저희에게 다시 새로운 기회를 주셔야 여의도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혹독한 세월을 (이곳에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전 당사에서 7개 층을 썼지만 새 당사에선 2개 층만 임차했다. 새로 옮긴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운행되지 않아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기자실을 없애고 사무처 주요 국·실 대부분을 국회 안으로 이전해 공간을 절약했다. 김 대행은 새 당사에 현판을 걸고 현장을 둘러보며 “(이전 당사 대비) 15% 정도 크기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그동안 월 1억여원에 달하는 비싼 월세를 감당하면서도 11년이나 중앙당사를 옮기지 않은 이유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키며 대선 승리를 두 번이나 안겨줬기 때문이었다. 당 관계자는 “임차료 부담을 절감하기 위해 작은 당사라도 직접 매입해야 한다는 건의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당 지도부가 교체돼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새 당사 임차료는 월 2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