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정상회담 이후 20여 일 만에 열린 미·북 고위급회담에서 양국이 비핵화 문제를 놓고 팽팽한 견해차를 보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일 평양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뒤 “북한 비핵화 시간표 설정 등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날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싱가포르회담 정신에 배치되게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대해 8일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한 뒤 “북한에 대한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세계가 강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최종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북 중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이 불발된 것에 대해선 “애초 만날 계획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군 유해 송환 및 북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와 관련, “실무급 회담이 곧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워싱턴=박수진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