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25일 사흘 연속 정·재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총리와 함께 정치활동을 한 충청권 인사들은 물론 경제계 인사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빈소를 방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나라를 위해 애를 많이 써줬던 귀한 어르신이 가셔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애석하다”고 애도했다. 김 전 총리가 창당한 자민련에서 함께 활동한 이인제 전 의원은 “큰 별이 지셨다”며 “산업화를 성공시켜 민주주의의 사회적, 경제적 토대를 만들고 민주화 과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아쉬워했다. 밤늦게 빈소를 찾은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고인은 개인의 정치적 입장보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했다”며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을 통해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이날 오전에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가 함께 조문했다. 이 대표는 “현대사에 큰 굴곡의 역사를 만든 분의 가시는 길을 애도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개인의 삶과 죽음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고인의 정치적 인생에 대한 판단은 별개”라며 정부의 무궁화훈장 추서에 유감을 표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에 대해 “과도 있고 공도 있다”며 “정부에서 그렇게 결정한 만큼 이걸로 논란이 종식됐으면 한다”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건강을 이유로 직접 조문하지는 않았다.

이날 고건·정원식 전 총리, 이현재 전 부총리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조훈현·전희경·이종배,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동영 의원 등이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 밖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 가수 이선희 씨 등도 있었다. 재계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일본에서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찾아와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유족에게 김 전 총리와 교분이 깊은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