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행을 이끈 진보 성향의 팟캐스트 ‘나꼼수’ 이후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통한 정치 방송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방식과 출연자의 차이만 있을 뿐 이 공간 역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분석이다.

17일 기준 팟캐스트 순위 정보 사이트 ‘팟빵’에 오른 상위 10개 방송 가운데 6개가 진보 성향 방송이다. 나머지 4개 방송이 개그, 상식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든 시사 방송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혹은 진보 성향의 진행자가 주름잡고 있는 셈이다.

유튜브 세대 장악한 김어준·주진우… 보수엔 '메신저'가 없다
이 중 보수 정당과 정치인을 비꼬거나 조롱하는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는 약 25만 명이 청취하는 1위 팟캐스트다. 라디오 대신 팟캐스트, TV 대신 유튜브를 활용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2040 젊은 층이 주 구독자다. 이들은 김어준(사진 왼쪽) 주진우(오른쪽) 정봉주 김용민 등 네 명이 이끌었던 나꼼수 열풍 이후 이 같은 통로를 활용해 대부분의 정치 콘텐츠를 습득하고 있다.

특히 팟캐스트의 관심을 이끌어낸 나꼼수 진행자 가운데 김어준의 라디오 방송 ‘뉴스공장’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매달 출연을 약속할 정도로 유명하고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권력에 대한 전방위 비판자임을 자임했었으나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의 ‘불륜설’ 에 대해선 침묵해서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뚜렷한 ‘메신저’가 없다. 한쪽으로 치우친 목소리가 젊은 세대에 전달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10대부터 40대까지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응용프로그램)은 유튜브로 알려져 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발표한 ‘4월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세대별 현황’에 따르면 1인당 월간 유튜브 사용시간은 882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