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공개 폐기 현장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공개 폐기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의 참관 여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보도 관행에 비춰 김정은이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측 취재진과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도 김정은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방문했는지 여부는 전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정은이 방사성 물질 누출과 피폭을 우려해 핵실험장 폭파 현장에 가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성명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 현상이 전혀 없었고 주위 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정은 입장에선 신변 안전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알려진 정황상으로는 북한 측에서 폭파 전 미리 지하 갱도에 들어가 입구를 막은 후 밖에서 폭탄을 터뜨려 폐쇄했을 듯하다”며 “여섯 번의 핵실험을 한 장소인 만큼 반감기를 감안해도 여전히 방사능 누출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김정은의 전격 참관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