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의혹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7일째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의료진에 손을 들어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의혹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7일째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의료진에 손을 들어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인터넷 댓글조작 주범)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단식 7일째로 접어든 9일 급격한 건강 악화 증세를 보였다. 기력이 상당히 약해진 것은 물론 단식이 더 길어질 경우 생명에도 위험할 수 있다는 의료진 판단이 나왔다.

박상천 국회 의무실장은 이날 김 원내대표가 농성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을 찾아 진찰한 뒤 “어제보다 무력감도 심해지고 얼굴이 안 좋다”며 “심실성 부정맥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의료진의 ‘위독’ 판정에 이어 당 소속 의원들도 김 원내대표의 단식을 만류했다. 김무성 의원은 “의사 말을 들어야 한다”고 했고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도 “당장 병원에 가라”고 권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나 “(여당의) 결심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거절했다. 김 원내대표는 뒤이어 국회로 출동한 구급차 탑승도 거절했다.

김 원내대표는 60세로 평소 고혈압이 있어 약을 복용하며 관리를 받아왔다. 단식으로 심한 구토와 두통에 시달리면서 현재는 10분 이상 자리에 앉지 못하고 물을 마시는 데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의 단식 의지도 중요하지만 강제 후송을 해서라도 건강을 지키는 게 먼저”라며 “남은 의원들이 (투쟁을) 이어나가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