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사 성폭행' 일파만파

현직 비서의 폭로
"8개월간 4차례 성폭행…나 말고 피해자 또 있다"

안희정 지사측 해명
"부적절한 성관계 인정…강압·폭력은 없었다"

발칵 뒤집힌 민주당
심야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추미애 "피해자·국민에 사과"
< 미투 장려한 그날에… > 안희정 충남지사가 5일 오전 도청 문예회관에서 직원과의 대화 중 성범죄 피해자의 ‘미투'(# Me too)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이날 안 지사의 정무비서는 한 방송에 나와 안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 미투 장려한 그날에… > 안희정 충남지사가 5일 오전 도청 문예회관에서 직원과의 대화 중 성범죄 피해자의 ‘미투'(# Me too)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이날 안 지사의 정무비서는 한 방송에 나와 안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 씨는 5일 안 지사의 강압에 의한 성폭행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지사는 저에게 이견을 달지 말아야 하며, 늘 자신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안 지사가 텔레그램을 통해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서도 성폭력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6일 안 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이날 안 지사의 성폭력 의혹이 전해지자 그가 속한 더불어민주당 측은 안 지사를 출당·제명 조치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인에 대한 또 다른 ‘미투’ 폭로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선의 방어했지만 성폭행 이어져”

김씨는 이날 안 지사의 성폭력에 대해 폭로하면서 안 지사에게 싫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안 지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스위스 출장 직전 충남도청에 있는 전임 수행비서에게 문제 제기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출장에서 다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안 지사가 밤에 부르면 갈 수밖에 없었고 그 자리에서 ‘이러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를 했지만 이 같은 의사가 안 지사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가 안 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하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안 지사를 비롯한 주변인들로부터 김씨를 말리는 연락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안 지사로부터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안 지사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이 방송이라고 생각했고 국민이 나를 지켜준다면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이후 나에게 닥쳐올 수많은 일과 변화는 충분히 두렵지만 더 두려운 건 안 지사”라며 “실제로 오늘 이후 내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추가 피해자가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 김씨는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걸 알고 이렇게 인터뷰함으로써 그들(추가 피해자)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안 지사 출당·제명”

안 지사는 이날 김씨의 폭로가 있기 몇 시간 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충남 예산군에 있는 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투 운동에 대해 “남성 중심적 성차별의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미투 운동을 통해 ‘인권 실현’이라는 민주주의 마지막 과제에 우리 사회 모두가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안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안 지사의 성폭력 의혹이 전해지자 안 지사를 출당·제명조치하기로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안 지사 관련 보도를 접한 직후 긴급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안 지사에 대한 뉴스보도에 대해 당 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당은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며 “그 결과 안 지사에 대해선 출당 및 제명 조치를 밟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김씨의 폭로가 몰고 올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국회 여성보좌진들이 정치인의 성폭력 행태를 폭로하고 나섰다. 한 정치인은 “정치인에게 성폭력을 당한 이가 상당한데도 암암리에 덮고 지나간 일이 적지 않았다”며 “김씨 이후에도 이 같은 증언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개인 간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도 차원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내기에는 부적절하다”며 “6일 오전 회의가 끝나면 브리핑이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은서/홍성=강태우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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