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밀실야합’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정국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여야는 6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428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 “두 당(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예산안 잠정 합의안을 ‘최종 합의’ 식으로 언론플레이한 것 같다. 제가 순진한 점도 있었다”며 “예산안을 통과시킬 때 양당 간 이면 거래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산안과 정치적 사안을 같이 연계해 소위 끼워팔기식 거래를 했다는 것은 구태 중의 구태이자 야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민주당,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이에 개헌안, 선거제도 개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공수처법) 처리 등과 관련한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예산안 이면 합의 의혹이 불거졌다.

한국당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강력히 반발하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일정도 보이콧했다. 산자중기위는 이날 오전 11시 예정보다 30분 늦게 회의를 시작했지만, 법안 상정은 못하고 의사진행 발언만 한 채 30분만에 끝났다.

여당은 예산안 표결에 불참한 한국당에 역공을 펼쳤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좌파 예산 운운하며 무책임한 선동질에 주력한 한국당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원내대표 간 합의 정신을 처참하게 무너뜨리고 본회의장에서 고성으로 어깃장을 놓는 게 협치를 요구하는 한국당의 참모습이냐”고 비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